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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171

찔레꽃

찔레꽃/이원규 아비가 돌아왔다제삿밥 물린 지도 오래 청춘의 떫은 찔레 순을 씹으며 시린 뼈마디마디 가시를 내밀며 산사나이 지리산에서 내려왔다흑백 영정사진도 없이 코끝 아찔한 향을 올리며 까무러치듯 스스로 헌화하며 아직 젊은 아비가 돌아왔다어혈의 눈동자 빨간 영실들이야 텃새들에게 나눠주며 얘야, 막내야 끝내 용서받지 못할 차마 용서할 수 없는 내가 왔다죽어서야 마흔 번 해마다 봄이면 찔레꽃을 피웠으니 얘야, 불온한 막내야 혁명은 분노의 가시가 아니라 용서의 하얀 꽃이더라하마 네 나이 불혹을 넘겼으니 아들아, 너는 이제 나의 형이다이승에서 못다 한 인연 늙은 안해는 끝내 고개를 돌리고 네 걱정만 하더라아서라 에비, 에비! 나보다 어린 아버지가 돌아왔다시집 중에서

기타/시 2015.11.20

만남 / 정채봉

만남 / 정채봉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 오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 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 주니까..

기타/시 2015.11.10

부하직원들이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들

01. 직원들이 당신의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확률은 5퍼센트에 불과하다. 02. 회식! 직원들의 70퍼센트가 싫어한다. 03. 당신의 어설픈 칭찬이 사람 잡는다. 04. 당신은 정작 직원들에 대해서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 05. 직원들이 당신에게 진짜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06. 격식을 차리는 자리에서 직원들은 들러리다. 07. 당신의 자기 자랑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행위다. 08. 직원들은 당신이 한 일을 낱낱이 알고 있다. 09. 당신이 변하면 부하직원들도 변한다. 10. 당신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11. 직원들의 눈에는 당신의 앞날이 걱정된다. 12. 당신에게 인정받는 직원이 조직을 망친다. 13. 당신에게는 인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인재를 보는 눈'이 없는 것이다. ..

기타 2015.11.10

첫 눈

첫 눈- 어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사회 풍자시 첫눈이 내린다.맨 처음 떨어지는 눈은태어날 때부터 맨 아래에 있던 눈.맨 아래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아래.눈이 되지 못하고땅바닥으로 고꾸라져 녹아버린다.중간에 떨어지는 눈은태어날 때부터 중간에 있던 눈.중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중간.아래의 눈들이 얼려놓은 땅으로 힘들게 쌓인다.맨 위에 떨어지는 눈은태어날 때부터 맨 위에 있던 눈.맨 위에 있던 눈은 떨어진 후에도 맨 위.아래의 눈들이 빚어놓은 푹신한 땅 위로 상처 없이 떨어진다.사람들은 모두 맨 위에 있는 눈을 보고 아름답다고 한다.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맨 위에서 태어났을 뿐인데 자기들이 전부인 것 마냥 아름답다며 사치스러운 자태를 뽐낸다.첫날에 내린 진짜 첫눈은언 바닥에 몸을 내박으..

기타/시 2015.11.10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나태주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나태주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저에게가 아니에요.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어요.이 여자는 젊어서부터병과 함께 약과 함께 산 여자예요.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그 어떤 삶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신발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한 남자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두 아이 엄마로서 울면서기도하는 능력밖엔 없었던 여자이지요.자기의 이름으로 꽃밭 한 평채전밭 한 뙈기 가지지 않은 여자예요.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고쑥맥이라서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너무 그러지 마시어요.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하지 마시어요.

기타/시 2015.11.10

우리 시대의 역설 - 제프 딕슨

우리 시대의 역설 - 제프 딕슨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작아졌다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너무 적게 웃고너무 빨리 운전하고너무 성급히 화를 낸다너무 많이 마시고, 너무 많이 피우며너무 늦게까지 깨어있고 너무 지쳐서 일어나며너무 적게 책을 읽고 텔레비젼을 너무 많이 본다그리고 너무 드물게 기도한다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말은 너무 많이 하고사랑은 적게하며거짓말은 너무 자주한다생..

기타/시 2015.11.10

님이 오신다 / 함석헌

님이 오신다 / 함석헌 님이 오신단다,길 닦아 예비하자내 집에 오시는 님을날 보러 오시는 님을,그저 어찌 맞느냐?높은 것 낮추고우므러진 것 돋우고굽은 길을 곧게 하고지저분한 것을 다 치워님이 바로 오시도록 하자님을 기다린다면서그저 잤고나,이것저것을 온 방안허투루 늘어놓아그저 앉으실 곳도 없이 했구나.어서어서 모셔야 할 님더러운 길에 왜 더듬게 하며,맑고도 거룩하신 그의 몸을헤뜨린 이 속에 어찌 맞을꼬?오, 내 맘이 급해.쓸자, 닦자, 고치자,물을 뿌리자,묵고묵고 앉고앉고이 먼지를 다 어찌하노?언제 이것을 아름다이 하노?자리 위엔 무슨 때가이리도 꼈느냐?천정의 거미줄은누가 치느냐?이리도 더러운 줄을 나도 몰랐지.뜰에는 무엇이 저리도 많아발도 옮겨놀 곳이 없고앞길에는 돌이 드러나고다리가 무너졌으니,저거는 누..

기타/시 2015.11.10

조지 허버트의 기도 1

기도 1 조지 허버트 기도는 교회의 잔치, 천사의 시대,인간을 처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하나님의 숨결,쉽게 풀이된 심령, 순례에 나선 마음,하늘과 땅을 재는 다림줄,전능하신 분께 맞서는 병기, 죄인의 요새,거꾸로 치는 천둥, 그리스도의 옆구리를 찌르는 창,엿새간의 세상을 한 시간 안에 바꿔 놓는 변화,만물이 듣고 떠는 선율 같은 것. 너그러움과 평화, 기쁨, 사랑, 그리고 축복.고귀한 만나, 더없이 큰 환희,일상에 깃든 하늘 나라, 잘 차려 입은 인물,은하수, 파라다이스의 새. 별들 너머로 들리는 교회 종소리, 영혼의 피,온갖 향료가 나는 나라, 몇 가지 알려진 것.

기타/시 2015.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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