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과 구약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이방인들의 땅에 세워진 유대인의 회당
우리가 신약 성경에서 종종 접하게 되는 회당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주전 722년에 앗수르에 의해 북이스라엘이 멸망합니다. 주전 586년에는 바벨론에 의해 남유다가 멸망합니다. 이때 수많은 유대인들이 조국을 떠나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이들을 가리켜 디아스포라 유대인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가는 곳마다 유대인 공동체를 만들고 아울러 그곳에 회당을 세웠습니다. 회당은 종교 생활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회당의 최소 정족수는 성인 남성 10명이었다고 합니다. 성인 남성 10명이 십일조를 하면 회당 운영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회당은 안식일에는 예배의 처소가 되었습니다. 그러면 평일에는 회당을 어떻게 활용했을까요? 바로 학교로 사용을 했습니다. 또 가끔씩 유대인들이 모이는 마을 회관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회당의 구성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회당의 구성원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첫째는 유대인으로서 태어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받은 태생적 유대인을 가리킵니다. 둘째는 개종자입니다. 이들은 회당 예배에 참석하던 이방인 중에서 할례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셋째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입니다. 영어 성경에 보면 이들을 가리켜 God-fearers 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회당에 참석하는 이방인들 중에서 아직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회당 예배에 참석은 하면서도 할례를 받지 않았을까요? 할례를 받는다는 것이 이방인으로서는 참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이야 아기 때 할례를 받았기 때문에 기억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방인들은 성인이 되어서 할례를 받았습니다. 마취제도 없고 진통제도 없던 시절에 얼마나 고통스러웠겠습니까? 자칫하면 상처 부위가 덧나서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지중해 연안 사람들에게는 할례는 야만인이나 하는 이상한 풍습으로 여겨졌습니다. 이런 문화적 분위기에서 할례를 받게 되면 동족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회당의 내부 구조는 어떠했을까요? 회당 내부는 위에서 언급한 회당의 구성원에 따라 구획이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가장 앞쪽 가운데에는 유대인들이 앉았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개종자들이 앉았습니다. 그리고 옆과 뒤쪽에 있는 보조 좌석에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 앉았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겠죠?
회당 예배 순서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가장 첫 순서는 성경 낭독입니다. 요한계시록 1장 3절에 보면 읽는 자와 듣는 자들이 나옵니다. 여기서 읽는 자가 성경을 낭독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복수로 표현된 듣는 자들이 회당 예배에 참석한 회중들을 가리킵니다. 그 주에 어떤 성경 본문을 읽을지는 절기에 따라 주별로 재편집된 성구 목록이 있었다고 합니다. 구약 성경의 세 부분인 모세 오경과 시가서와 선지서를 골고루 배분했다고 합니다. 다음 순서는 설교입니다. 회당장이 랍비에게 사전에 혹은 예배 중에 설교를 의뢰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관습을 이용해서 회당에서 말씀을 가르치신 적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도 랍비였기 때문에 이 관습을 복음 전파에 활용했습니다.
과연 바울은 어떻게 회당에서 설교했을까요? 아마도 바울은 가장 먼저 자기 소개부터 했을 것입니다. 당대에 유명한 학자이자 랍비였던 가말리엘의 제자라고 소개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대학자의 제자가 전하는 말씀을 들으려 했을 것입니다. 메시지는 당연히 복음의 메시지를 전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할례를 받지 않아도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이 메시지에 가장 뜨겁게 반응한 사람이 누구였을까요? 짐작하시듯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늘 신앙의 걸림돌이 되었던 할례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니 얼마나 반가웠겠습니까? 바울의 이방인 선교 초기에는 복음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이 주축이 되었을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우리가 사도행전을 읽어보면 바울이 이방인 선교를 할 때 어디를 가든 회당부터 먼저 찾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왜 그렇게 했을까요? 첫번째 이유는 바울이 동족을 극진히 사랑해서 먼저 동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유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성경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회당에서 소외를 당하던 이방인들이 있던 그곳이 복음의 황금어장이기 때문입니다. 전혀 성경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던 시장보다는 회당이 복음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회당에서의 복음 전도는 바울에게 큰 위험을 안긴 측면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이 이 일 때문에 크게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은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이방인들과 사이에 다리가 되어주는 나름 소중한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바울이 나타난 이후로 더 이상 회당에 나오지 않고 별도의 장소에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본래 내 것이었는데 바울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어 유대인들은 바울에게 극심한 분노를 갖게 되었습니다. 바울이 이런 반응이 나올 줄 모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방인 선교를 위해 위험을 무릅썼던 것입니다.
지금까지 회당이 어떻게 탄생했으며 어떤 모습인지 말씀드렸습니다. 또 사도 바울이 이방인 선교를 하면서 회당을 어떻게 전도의 황금어장으로 삼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우리 시대 전도의 황금어장은 과연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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