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시

그 쇳물 쓰지 마라.

이창무 2019. 3. 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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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쇳물 쓰지 마라.



광염(狂焰)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것이며

못을 만들지도 말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적 얼굴 찰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 댓글 시인으로 유명한 제페토 시인의 시입니다.

2010년 한 철강업체에서 일하던 20대 청년이 섭씨 1,600도가 넘는 쇳물이 담긴 전기로에 빠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끔찍한 사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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