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및 나눔/단상

탕자의 귀향

이창무 2019. 4. 1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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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탕자의 귀향'

작은 아들의 머리를 보라.

집을 떠날 때 휘날리던 긴 머리는 어디로 갔는가?

죄수처럼 삭발을 했다.

작은 아들이 입은 옷을 보라.

겉옷은 어디로 가고 속옷만 남았다.

깡마른 몸을 겨우 가리고 있다.

작은 아들의 신발을 보라.

오른 쪽 신발의 발뒤축은 거의 닿아 없어졌다.

왼쪽 신발은 아버지 품에 안기다가 벗겨졌다.

아버지의 눈을 보라.

오른 쪽 눈은 다른 곳을 보고 있고

왼쪽 눈은 거의 감겨 있다.

너무 마음 아파 돌아 온 아들의 비참한 몰골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아버지의 오른 손과 왼 손을 보라.

오른 손은 어머니의 손이다.

탕자의 등을 어루만지고 위로한다.

왼 손은 아버지의 손이다.

다시는 너를 잃지 않겠다는 듯이 움켜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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