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시

시인 예수 / 정호승

이창무 2015. 5. 20. 14:24
반응형


+ 시인 예수


그는 모든 사람을

시인이게 하는 시인.

사랑하는 자의 노래를 부르는

새벽의 사람.

해 뜨는 곳에서 가장 어두운

고요한 기다림의 아들.


절벽 위에 길을 내어

길을 걸으면

그는 언제나 길 위의 길.

절벽의 길 끝까지 불어오는

사람의 바람.


들풀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용서하는 들녘의 노을 끝

사람의 아름다움을 아름다워하는

아름다움의 깊이.


날마다 사랑의 바닷가를 거닐며

절망의 물고기를 잡아먹는 그는

이 세상 햇빛이 굳어지기 전에

홀로 켠 인간의 등불.

(정호승·시인)


반응형

'기타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에 관련된 두 개의 시  (0) 2015.07.27
INVICTUS(Christian version)  (0) 2015.06.11
시가 내게로 왔다 / 파블로 네루다  (0) 2015.05.20
나는 이런 사람이 좋다 / 헨리 나우웬  (0) 2015.05.18
고슴도치 스토리  (0) 201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