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교회교육과 상담

성경 공부 인도자가 알아야 할 40가지

이창무 2015. 5. 6.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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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교 2학년 때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20년이 넘게 성경 공부를 해 오고 있다. 성경을 배우기도 했지만 성경 공부를 인도하기도 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많은 성경 공부를 인도해 보았다.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해서 성경 공부 인도자가 알아야 할 몇 가지 주의 사항이라든지 가이드가 될 만한 내용들을 한번 정리해 보고 싶었다. 이 원칙들은 순전히 나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학문적 깊이가 있거나 치밀하게 검증된 이론은 아니다. 다만 시행착오를 겪어서 나온 결론이기 때문에 실제적이고 성경 공부를 인도하는 사람에게 적용점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그리고 여기 열거한 원칙들을 내 스스로 다 지키고 있지는 못하다. 그저 나도 이런 원칙들을 잘 지켜 좋은 성경 공부 인도자로 하나님께 쓰임 받고 한 사람을 살리는 일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지금부터 그 원칙들을 하나씩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성경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로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고 존경하라.

요즘 같이 실용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시대에 성경을 공부하러 왔다는 사실 자체가 귀한 일이다. 어떤 동기에서 시작했든지 간에 계속 성경 공부 모임에 나온다는 것은 성령의 역사하심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를 보내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성경 공부 인도자는 상대방을 뜨겁게 영접하고 귀하게 여기고 존경해야 마땅하다. 대개는 인도자가 처음에는 이와 같은 마음을 갖지만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처음 가졌던 마음을 잃어버리기 쉽다. 성경 공부 인도자는 새신자이든 오래된 신자이든지 똑같이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도록 조심해야 한다.


2. 자기 말만 하지 말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라.

성경 공부 인도자는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전달해 주고 싶은 내용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보니 일방적으로 교안에 있는 내용을 쏟아 내기에 바쁠 때가 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주입식으로 전달을 하게 되면 상대방은 곧 흥미를 잃어버리고 지겨워하게 된다. 꼭 많은 말을 한다고 해서 다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적절한 때에 한 마디 말이 심장에 박히기도 한다. 요즘은 워낙 자기를 드러내는 것을 미덕을 삼는 시대라 자기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 이런 시대에 들어주는 것만으로 감동을 받는 사람이 있다. 또한 이렇게 귀를 기울여 들어 주면 상대방의 마음이 활짝 열려 성경을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3. 앵무새가 되지 말고 성경 공부 교안을 자신의 것으로 먼저 소화시키라.

어떤 성경 공부 인도자는 교안에 있는 내용을 토씨도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전달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먼저 자신의 것으로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달하는 것은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딱딱하게 만들고 형식적이라는 느낌을 주게 된다. 또한 상대방과 Eye-Contact가 되질 않아서 인격적인 느낌을 주지 못한다. 성경 공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도 어렵게 된다. 성경 공부 인도자는 사전에 교안의 전체 내용을 숙지하도록 해야 한다. 교안은 단지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고 교안이 없이도 본문만 가지고도 성경 공부를 인도할 수 있는 정도까지 갖추면 더욱 좋다. 이렇게 자신이 먼저 소화하고 자기 것이 된 내용만이 감동력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전달될 수 있다. 자기도 모르고 경험해 보지 못한 진리를 전달한다는 것은 수영을 못하는 강사가 수영을 가르쳐 주는 것과 같다.


4. 결론을 미리 주지 말고 상대방이 스스로 찾아가게 해 주라.

흥미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스스로 해답을 찾아가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인도자가 처음에 결론을 먼저 제시해 버리면 상대방은 더 이상 공부에 흥미를 갖지 못한다. 연역적 방식은 성경 공부에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하다. 귀납적으로 성경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자기 스스로 해답을 발견할 때 그 기쁨은 매우 크다. 또한 그렇게 얻은 결론은 쉽게 잊혀지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남기 마련이다. 또한 귀납적으로 성경을 공부할 때 성경 공부 인도자가 가르치는 내용이 인도자의 사적인 견해가 아니라 성경 본문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이때 인도자의 역할은 생각할 거리를 질문의 형태로 던져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질문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먼저는 성경 본문 연구에 관한 질문이고 둘째로는 성경에서 찾은 하나님의 뜻을 나의 삶에 적용하는 과정에 필요한 질문들이다.


5. 본문에 근거가 없는 말은 하지 마라.

성경 공부 인도자가 가지고 있는 선이해가 있다. 선이해가 강하게 작용할 경우에 어떤 본문을 가지고 성경 공부를 하더라도 같은 내용의 신학적 진술을 반복하곤 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대속 사상을 가진 사람이 성경 공부 인도자가 되었을 경우 모든 본문이 대속 사상을 지지하는 본문인 것처럼 말하게 되기 쉽다. 이럴 경우 본문 해석이 억지스럽게 되어 버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은 성경을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기보다는 성경 공부 인도자가 가진 사상을 주입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될 수 있다. 또한 이런 식의 성경 공부는 처음 몇 번의 성경 공부는 내용이 있을지라도 계속 반복되는 내용 때문에 계속 하다보면 식상해지기 마련이다. 성경 공부 인도자는 항상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범위 내에서 말해야 한다.



6. 한 가지 일관된 주제를 전달하라.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성경 공부 인도자가 있다. 좋은 내용을 전하고 싶은 욕심이 앞서다 보면 여러 가지 주제를 다 다루게 된다. 이렇게 성경 공부를 인도하고 나면 인도자 자신은 내용을 충실하게 전했다는 보람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대방은 이번 성경 공부에서 무엇을 공부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너무나 많은 말을 들었기 때문에 한 가지도 제대로 남지 않는 것이다. 성경 공부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다 다룰 수 없다. 어차피 성경 공부는 앞으로 계속해서 하게 될 것이다. 한 번에 한 가지만이라도 확실하게 남도록 하는 편이 길게 보면 훨씬 더 나은 방법이다. 할 수 있는 말이 여러 가지 주제일지라도 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편이 좋다. 그렇게 해야 상대방은 그 말씀을 기억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7.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어 가도록 하라.

보통 성경 공부 문제지는 질문과 질문의 연속으로 되어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질문과 질문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것이다. 첫 번째 질문을 다루었을 때 자연스럽게 두 번째 질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상대방은 계속해서 사고의 연속성을 가지고 성경 본문을 다룰 수 있게 된다. 질문과 질문이 단절이 되어 있으면 사고의 흐름이 끊기게 되고 한 가지 주제를 부각할 수 없게 된다. 여러 질문과 소재를 다루기는 하지만 그것이 한 가지 주제를 향해서 흐름을 가지고 이어져야 성경 공부 전체가 짜임새를 갖게 된다. 이와 같이 흐름을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서로 다른 두 가지 견해를 대비해 가면서 논쟁의 형태로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 승, 전, 결의 스토리 구조로 이어갈 수 있다. 또 성경에 나오는 캐릭터의 대결 구도로 전개해 나갈 수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가든 전환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은 노련한 성경 공부 인도의 핵심이다.


8. 영어(NIV, NASB, NRSV) 성경, 새번역 성경 등은 한글 개역 성경의 애매한 부분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

현재 대부분 교회는 개역개정판 성경을 쓰고 있다. 이 성경은 나름대로 오래 동안 다듬어져 온 관록이 있고 장중한 문체가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성경 번역본은 약점도 많다. 구두점이나 문장 기호가 전혀 없어서 구조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번역 과정에서 접속사를 많이 생략해서 문장과 문장 사이의 관계가 모호하다. 또한 일상 언어에서 사용하지 않는 지극히 문어적 표현, 어려운 한자말 표현, 과거에만 주로 사용했던 단어 등이 많이 있어 가독성을 떨어뜨린다. 서사적인 부분은 그래도 별 문제가 없으나 특히 서신서 같은 경우 논리적 구조를 파악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럴 때는 다른 번역본을 참조하는 것이 방법이다. 특히 구조 파악에 있어서는 영어 성경이 좋다. 영어 성경 중에서도 가장 원어에 충실한 NASB는 문법적 구조를 분석할 때 유용하다. 만약 NASB의 영어가 너무 어렵다고 느껴질 때는 NRSV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원어에 충실하면서도 약간의 현대적 의역이 가미된 무난한 영어 성경을 찾는다면 NIV가 가장 좋다. 한글 성경 중에서는 현대적인 일상어로 된 새번역 성경을 함께 보는 것이 좋다. 만약 시편이나 선지서 같이 시적 표현이 주류를 이루는 성경의 경우는 공동번역성서를 보는 것도 좋다.


9. 필요할 때 지도나 사진, 연대표를 활용해 보라.

성경 공부를 할 때 필요한 보조자료들이 있다. 바로 지도와 사진, 연대표 등이다. 지도는 성경 본문 속에 나오는 지명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널리 알려진 지명인 경우는 굳이 지도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성경 본문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으나 익숙하지 않은 지명은 지도를 보는 편이 좋다. 또한 특별히 여행 기사를 담고 있는 성경 본문이 있을 경우에는 지도를 보면서 여행 경로를 함께 따라가도록 해 주면 효과적이다. 미리 지도를 준비할 수도 있고 지도가 부록으로 붙은 성경책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사진은 고고학적인 자료들을 인용할 때 필요하다. 또는 성경에 나오는 각종 동물이나 식물의 모습을 보여줄 때 사용한다. 만약 출애굽기에서 성막에 관한 규례를 공부한다면 성막 모형에 대한 사진이나 삽화는 거의 필수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연대표는 열왕기나 역대기 등의 왕들의 계보를 확인하는데 필수적이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 그리고 당시 주변 열강들의 왕들을 함께 병렬적으로 보여주는 연대표가 있다면 가장 좋다. 또한 다니엘서와 같은 선지서에서 미래에 있을 일들에 대한 예언을 정리해서 보여줄 때 연대표가 필요하다. 보조 자료들을 적절히 사용하게 되면 열 마디 말로 설명해야 할 것은 한 두 마디로 더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다.


10. 상대방의 상황에 맞는 적용까지 꼭 해 주라.

흔히 성경 공부 인도자는 성경 내용을 잘 전달해 주면 상대방이 스스로 자신의 삶에 잘 적용해서 신앙이 성장하게 될 줄로 착각하곤 한다. 그러나 아무리 본문 내용을 잘 이해하였다 하더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성경 본문을 어떻게 자신의 삶과 연결시킬지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이렇게 되면 성경 공부는 지적인 공부가 되고 만다. 머리로만 성경을 이해할 뿐 삶의 변화는 없게 된다. 그러므로 성경 공부 인도자는 성경을 잘 풀어서 가르칠 뿐 아니라 그 성경의 뜻을 오늘 여기에서 어떻게 우리 삶에 접목시켜야할지까지를 전달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방의 상황과 처지가 어떠한지부터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성경을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고 이를 반드시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자극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먼저 무조건 적용을 들이미는 것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적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편이 좋다. 만약 상대방이 적용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인도자 자신은 어떻게 자신의 삶에 성경을 적용하고 있는지 혹은 하려고 하는지를 사례로 알려주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11. 항상 늦게 시작하는 버릇을 들이지 마라.

습관이 한 번 형성되면 좀처럼 바꾸기 어렵다. 성경 공부 시간도 마찬가지다. 한 번 늦게 시작하는 버릇이 들이면 계속 그렇게 된다. 그리고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엔트로피의 법칙처럼 흩어지기 마련이어서 늦기 시작하면 점점 더 늦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시간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조금은 고지식하고 답답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히 준수하는 편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가급적 십분 전에는 와서 대기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성경 공부 인도자가 이렇게 시간에 대해 긴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 상대방도 잘 따라온다. 하지만 인도자가 늦기 시작하면 서로 서로 봐주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나중에는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또한 성경 공부를 시작하는 시간 뿐만 아니라 끝나는 시간도 약속한 시간 내에 끝내도록 해야 한다. 끝나는 시간에 대한 긴장감이 사라지게 되면 불필요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거나 질질 늘어지게 되기 쉽다.


12. 내 편의에 맞추어 쉬거나 시간을 옮기지 마라.

살다 보면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서 약속을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할 때가 있다. 갑자기 몸이 아프다거나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모임이나 자리가 생길 때가 그럴 때이다. 하지만 그럴 일이 자주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부득이한 경우 외에는 취소하거나 약속 시간을 옮기지 말아야 한다. 아프더라도 심한 것이 아니면 성경 공부 약속을 지켜야 한다. 이렇게 인도자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 상대방도 자신이 하고 있는 성경 공부가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 않고 조그마한 일에도 약속을 변경하게 되면 상대방 역시 작은 일에도 계속 약속을 바꾸게 될 것이고 결국 서로 피곤한 관계가 된다. 이런 일들이 여러 번 반복되다 보면 아예 성경 공부 자체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 그러므로 조금 힘들고 부담스러운 때라 할지라도 인도자는 자기를 부인하고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3. 성경 공부 시간을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알려 주라.

성경 공부 인도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공부일지 몰라도 상대방에게는 그렇지 않을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인도자는 기억하지만 상대방은 잊어 버릴 때가 많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도자가 이미 약속한 경우에도 약속 전날이나 당일날에 간단히 문자 메시지 등으로 약속을 환기시켜 줄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문자 메시지 외에도 카카오톡이라든지 마이피플과 같은 다양한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서 연락을 할 수 있다. 설령 상대방이 약속 시간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할지라도 메시지를 받게 되면 성경 공부 약속이 이처럼 중요한 약속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만들어 성경 공부에 임하는 자세를 다르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오직 약속 시간을 상기시키는 목적으로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냥 평소에 안부를 묻거나 심방을 목적으로도 문자를 보내도록 한다. 이런 교류 없이 성경 공부 시간에 대한 내용만 문자로 받게 되면 상대방은 성경 공부가 사무적이고 딱딱한 것이 아닌가 라고 느끼게 되기 쉽다.


14. 성경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먼저 살피고 방해물을 제거하라.

성경 공부를 하는 장소가 성경 공부 분위기에 중요하다. 집중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성경 공부는 곤란하다. 일단 서로가 나지막한 소리도 다 들을 수 있는 조용한 환경이 필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도 곤란하다.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운 것도 문제가 된다. 성경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장소가 성경 공부에 적합한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 보아야 한다. 만약 방해 요소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제거하고 시작해야 한다. 만약 그 방해 요소를 제거할 수 없다면 다른 적합한 장소로 이동하는 편이 좋다. 또한 방해 요소라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은 소리에 어떤 사람은 온도에 어떤 사람은 냄새에 민감하다. 각 사람에게 민감한 부분을 잘 살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15. 반말로 하지 마라.

반말로 하는 편이 장점을 가질 때도 분명 있다. 반말은 좀 더 격의 없고 친근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적어도 성경 공부하는 동안 반말 사용은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 좋다. 격의 없는 것도 좋지만 자칫하면 실수를 하게 되기 쉽다. 자기도 모르게 격한 표현이나 품위 없는 말 혹은 인격을 무시하거나 모독하는 말을 하게 될 수 있다. 그렇게 한 번 실수를 하게 되면 다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존댓말을 사용하도록 하라. 예외적으로 어릴 적부터 이미 알고 있던 사람의 경우는 존댓말이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기 때문에 반말로 해도 좋을 것이다. 성경 공부를 하면서 상대방이 존중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중요하다.


16. 성경 공부 중에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라.

성경 공부를 할 때 시종 일관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밝은 분위기는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한다. 마음이 열려야 성경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다. 밝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는 일단 표정이 밝아야 한다. 미소 짓는 얼굴, 때로는 화통한 웃음이 좋은 효과를 낸다. 또한 억양과 톤도 중요하다. 가라앉은 목소리나 신경질적인 목소리는 피해야 한다. 심지어는 옷차림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가급적 밝은 색깔의 옷을 입고 어두운 색깔은 피하도록 한다. 여성 성경 공부 인도자는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노출이 있는 옷을 피해야 한다. 남성 성경 공부 인도자는 깔끔하게 옷을 입도록 하고 너무 캐쥬얼한 옷은 피하도록 한다. 만약 성경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좋지 않은 일이나 불쾌한 일을 경험했다고 하면 그 경험이 성경 공부에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볍게 기분 전환을 하거나 기도를 한 후에 성경 공부에는 새로운 마음, 밝은 마음으로 임하도록 한다.


17. 열정을 갖고 전달하라.

어떤 목사는 열정이 없는 설교는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라고 하였다. 성경 공부 역시 마찬가지이다. 열정이 없는 성경 공부는 성경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성경을 알게 되면 열정적이 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 공부 인도자가 열정이 없으면 성경을 배우러 온 사람도 성경 공부에 대해 큰 기대를 갖지 않게 된다. 기대가 없는 성경 공부는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한다. 열정을 갖고 전달하라는 말이 시종일관 큰 소리로 하라는 뜻은 아니다. 작은 소리로도 얼마든지 열정을 담을 수 있다. 오히려 시종일관 큰 소리로 강조를 계속 한다면 상대방은 피곤해져서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차분하게 진행하다가도 중요한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게 되는 순간 열정을 담아 강조해서 전달하면 된다. 이러한 열정은 인도자 자신이 성경을 깊이 묵상하고 말씀의 문이 열리게 되었을 때 자연스럽게 우러러 나오기 마련이다.


18. 상대방의 차가운 반응에 같이 휘둘리지 마라.

성경 공부 인도를 하다 보면 간혹 상대방으로부터 차가운 반응이 나올 때가 있다. 차가운 반응은 여러 종류가 있다. 하는 말마다 시비를 거는 경우가 있다. 말꼬리를 붙잡고 끊임 없이 반박을 하는 경우이다. 사소한 일을 가지고 계속 비판적으로 반응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아 너무 답답한 때도 있다. 질문을 던져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마치 몸은 그 자리에 있지만 혼은 떠나 있는듯이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이런 두 종류의 사람들이 성경 공부 인도자로서는 상대하기 참 어려운 사람들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 그러다 보면 자칫 상대방의 페이스에 휘말려 들어가기 쉽다. 첫번째 종류의 사람인 경우 논쟁을 벌이나 흥분해서 말다툼을 벌이게 되기 쉽다. 두번째 종류의 사람인 경우 성경 공부 인도자가 반응이 없는 상대에 대해 당황하여 자신이 할 말을 잊어 버리게 되기 쉽다. 이때 지혜로운 방법은 첫번째 반응을 보이는 사람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대응을 피하고 가볍게 무시하고 본론으로 이끌어 들이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두번째 반응을 하는 사람을 대하는 방법은 상대방 대신에 인도자 자신이 대신 반응을 보이고 그 반응에 대해 다시 다음 내용을 이어나는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여러번의 시행착오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 번 이런 류의 사람들을 접하다 보면 대처 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게 된다.


19. 상대방이 한 말에 진지한 반응을 보이라.

어떤 성경 공부 인도자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중요하다고 여겨서인지 상대방이 하는 말에는 귀를 기울여 듣지 않고 반응을 하지도 않고 자기 말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은 마음에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게 될 수도 있다. 성경 공부 인도자가 듣기에는 별 중요한 이야기도 아닌 것 같아 보일지라도 성경을 배우고 있는 당사자에게 굉장히 큰 깨달음이거나 속에 있던 말을 용기 내어 밖으로 표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 성경 공부 인도자는 약간의 과장된 반응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상대방의 말에 대해 반응, 소위 말하는 리액션을 해 줄 필요가 있다. 이렇게 성경 공부 인도자가 진지한 반응을 계속 보이게 되면 상대방은 더욱 신이 나서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자기 속 마음을 다 털어 놓게 된다. 또 상대방이 말을 할 때는 상대방의 말만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많은 성경 공부 인도자가 상대방이 말을 할 때 자기가 다음에 할 주제를 머리 속으로 떠올리며 딴 생각할 때가 많다. 상대방이 모를 것 같지만 눈치로 육감으로 이를 다 알고 있다. 그러므로 성경 공부 인도자는 자기가 할 말은 그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으니 상대방이 말 할 때는 그 말만 귀 기울여 듣도록 해야 한다.


20. 적절하게 예화를 사용해 보라.

설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성경 공부에서도 예화는 중요하다. 예화는 성경의 내용을 더 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강력한 예화를 사용하게 되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증폭되는 효과를 낳는다. 하지만 그 전제는 적절한 예화 사용이다. 적절하지 못한 예화를 사용하면 아예 사용하지 않은 것만도 못한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 적절하다는 기준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일단 예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내용과 일치하는 예화여야 한다. 때로 엉뚱한 예화를 들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상대방은 인도자가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또한 예화는 정확한 내용을 신빙성 있게 전달해야 한다. 주워들은 이야기를 대충 기억나는 대로 말하다가 사실 관계를 잘못 알고 전달하게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는 상대방도 잘 몰랐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상대방이 그 부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라면 인도자가 든 예화의 오류나 허점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도자가 전하는 성경의 메시지조차도 신빙성이 약한 것으로 여기게 되어서 성경 공부의 효과는 반감되고 말 것이다. 또한 예화 사용에서 주의할 점은 너무 극단적인 사례를 취해서 일반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극적인 예화가 사람에게 충격을 주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자극적인 소재나 스토리를 계속 사용하게 되면 나중에 가면 극적인 예화도 극적으로 들리지 않고 평범하게 들리게 된다. 극적인 예화는 그야말로 최후의 한 방이 되어야 한다.


21. 예화는 흔히 알려진 것보다 자신의 삶에서 나온 생생한 것이 좋다.

막상 예화를 들려고 하면 적당한 예화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예화집 등을 참고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예화집에 있는 예화들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한 예화들이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식상하게 들릴 수 있다. 기대감을 전혀 생성시키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예화들은 주로 미국의 이야기 혹은 옛날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재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먼 곳의 이야기, 딴 세상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예화는 우리 삶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일상의 경험이 녹아있는 예화는 상대방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키게 된다. 또한 구체성이 있기 때문에 더욱 실감이 난다. 그리고 이전에 다른 사람들이 사용한 예화일 가능성이 전혀 없기 때문에 신선하게 들리고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성경 공부 인도자는 평소 삶 속에서 이런 예화들을 잘 수집하고 발굴해 두어야 한다. 작은 수첩 등을 들고 다니면서 좋은 예화가 될만한 일들을 기록해 두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22. 유머는 마음의 벽을 허물고 공부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유머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 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유머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있어서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유머는 사람들의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성경 공부에 집중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성경 자체가 유머스러운 부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선지서의 많은 부분들이 이른 바 말장난(Word Play)를 시도하고 있다. 창세기에서 이삭의 탄생을 전후하여 하나님과 사라가 나누었던 대화를 우리를 웃음짓게 만든다. 예수님이 말씀하는 비유에서도 유머와 위트를 발견할 수 있다. 설교의 황태자라고 불렸던 찰스 스펄전은 유머 사용에 있어서도 탁월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성경 공부 인도자는 필요한 순간에 적절히 유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필요한 순간은 대개 성경 공부의 처음 시작 부분일 것이다. 아무래도 성경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어색하거나 긴장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는데 유머만한 것이 없다. 또한 중간 중간 사람들이 조금 지루해 하거나 지칠만 할 때 유머를 사용하게 되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나치게 할 유머에 집착할 필요는 없지만 잘 사용하면 좋은 약이 된다.


23. 유머는 지저분하게 하지 말고 품위 있게 하라.

유머를 사용해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썰렁하게 만들 때가 있다. 바로 지저분한 유머를 사용하는 경우이다. 지저분한 유머는 저속한 유머를 말한다. 예를 들어 성적인 코드가 있는 유머라든지, 특정 그룹을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유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유머가 재미를 줄지는 모르겠지만 성경 공부의 품격을 저하시킨다. 아울러서 성경의 품격을 함께 저하시킨다. 동시에 성경 공부 인도자의 인격을 저하시킨다. 그러므로 지저분한 유머는 하지 말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나친 비속어 사용도 자제해야 한다. 상호 신뢰 관계에 있는 경우에 가벼운 비속어 사용은 오히려 소통을 촉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비속어가 불쾌한 느낌을 받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24. 성경 공부 전후에 식사나 먹을 것이 함께 하면 좋다.

사람은 먹을 것이 있으면 일단 마음이 풀어진다. 마음이 열리면 성경 공부의 효과도 증대된다. 가능하다면 성경 공부 전에 식사를 하거나 가볍게 간식을 나누면 좋다. 먹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먹으면서 나누다 보면 분위기가 부드러워지고 따듯해 진다. 만약 성경 공부 전에 식사를 했다면 성경 공부를 하면서는 커피나 차 종류를 마실 수 있다. 식사하기가 애매한 시간이라면 과자나 과일 종류를 간식으로 함께 할 수 있다. 단, 주의할 점은 인도자가 자기 중심적으로 일방적으로 음식의 종류를 선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고 과자나 사탕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


25. 음식물을 먹고 난 후 깔끔한 뒤처리를 잊지 마라.

음식물을 먹고 난 후에는 쓰레기나 남은 음식물을 잘 처리해 주어야 한다. 어떤 경우는 남은 음식을 그 자리에 그냥 두고 가는 몰상식한 경우도 있다. 성경 공부 인도자가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대방은 인도자의 인격적 성숙을 의심하게 될 수 있다. 말로는 좋은 말을 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말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여기게 된다. 음식물 뿐이 아니다. 성경 공부를 했던 자리를 뒷정리하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만약 방을 사용했다면 전등불을 끄고 나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소한 일들처럼 보이지만 인격은 사소한 일들을 통해 드러나게 마련이다.


26. 1번 문제를 갖고 너무 오래 붙들고 있지 마라.

성경 공부 인도자가 자주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이다. 첫번째 문제를 가지고 너무 오래 씨름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정해진 시간이 점점 가까이 오자 뒷부분은 급하게 끝내 버리게 된다. 만약 첫번째 문제의 전체의 핵심이 들어 있다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만약 마지막 문제에 포인트가 있다고 하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1번 문제는 의도적으로 간단히 끝내겠다는 의지를 갖지 않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범하게 된다. 좋은 방법 중 하나는 각 문제별로 미리 시간을 할당해 두는 방법도 있다. 이를 잘 지키려면 물론 시간을 체크하면서 성경 공부를 인도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스톱워치나 타이머를 사용해도 된다. 처음에는 약간 이렇게 엄격하게 시간을 준수하다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타이머 없이 인도할 수도 있다. 만약 지엽적인 문제에서 너무 깊이 나가버릴 경우에는 어느 선에서 인도자가 흐름을 끊고 다음 주제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은 주제에만 매달리다가 정작 큰 주제를 놓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27. 성경 공부가 설교를 대신하려고 하지 마라.

성경 공부는 성경 공부일 뿐이다. 성경 공부가 설교를 대신할 수는 없다. 성경 공부는 성경 공부 나름의 영역이 있고 설교는 설교의 영역이 있다. 성경 공부 인도자가 너무 욕심을 부리면 설교의 영역을 침범하게 된다. 성경 공부는 설교를 잘 뒷받침하고 혹은 설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한 마디로 힘을 빼야 한다. 성경 공부로 끝장을 내려고 하지 말고 성경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게 하고 스스로 성경을 이해하고 터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정도로 목표를 잡으면 무난할 것이다. 설교는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독특한 역할과 사명이 있다. 성경 공부 인도자는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


28. 가다가 삼천포로 빠지지 마라.

성경 공부 중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 보면 왜 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당황스러운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성경 공부는 성경 공부라기 보다는 잡담이나 수다라고 해야 적합하다. 잡담이나 수다는 그것 나름대로 가치가 있지만 성경 공부의 본연의 목적을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성경 공부 인도자가는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잘 통제해야 한다. 간혹 인도자 자신이 삼천포로 빠지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다. 자신이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렇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야말로 스스로 절제가 필요한 순간이다.


29. 특정 이념이나 정당에 대한 정치적 견해가 담긴 말은 조심해서 하라.

성경 공부를 하러 온 사람들의 정치적 색깔이 다 같을 수는 없다. 흔히 가진 젊은이는 진보라는 도식이 의외로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정치 이야기는 대화의 소재로 적합하지 않다는 훈련을 받은 사람은 좀처럼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기를 꺼려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정치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자기와 반대편에 있는 사람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성경 공부 인도자가 함부로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인도자가 가진 정치적 견해 때문에 성경 공부 전체에 대해 마음의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칫하면 이 문제가 말다툼이나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 발언, 시사 이슈에 대한 편협한 견해 표명 등은 삼가야 한다.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선에서 언급하는 것이 무난하다. 그러나 때로는 성경에서 말하는 바가 명백한 경우에 대해서는 정파적 이해 관계를 넘어서 명확하게 지적할 필요가 있다.


30. 성경 공부 중 들은 사적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함부로 퍼뜨리지 마라.

성경 공부 인도자가 신뢰를 얻게 되면 상대방은 마음 속에 있는 말, 과거에 상처 받았던 경험 등을 진솔하게 나누게 된다. 여기까지 오기에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든다. 그런데 이런 신뢰를 단 번에 깨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사적 이야기를 다름 사람들에게 함부로 말하는 경우이다. 로마 카톨릭에서는 고해 성사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로마 카톨릭 신부는 고해 성사에서 들은 말을 반드시 비밀에 부쳐야 할 의무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경 공부 인도자가 들은 사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는 비밀로 남겨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아서 이야기가 돌고 돌아 본인 귀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면 얼마나 큰 상처를 받게 되겠는가? 이런 일이 한 번 일어나고 나면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수도 있다. 만약 기도 제목으로 서로 나누고 싶다면 반드시 사전에 본인에게 그렇게 해도 되겠는지 허락을 받도록 해야 한다.


31. 말씀을 맡은 자로서 권위 있게 전달하라.

권위가 있는 것과 권위적이 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성경 공부 인도자는 권위적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권위가 있어야 한다. 그 권위는 인도자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인도자가 성경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한다는 점에서부터 나오는 권위이다. 만약 인도자가 성경을 왜곡해서 가르친다면 그의 권위는 정당성을 상실하게 된다. 그러나 적어도 성경 본문이 가진 명백한 뜻을 전하려고 할 때는 권위 있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상대방이 그 메시지를 사람의 말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게 되기 때문이다. 성경 공부 인도자는 하나님의 말씀의 대언자이자 전달자로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32. 말이 어눌한 것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말이 어눌한 것을 약점으로 여기는 성경 공부 인도자들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어눌한 말투는 상대방에게 여유를 준다. 상대방이 비집고 들어 온 틈을 만들어 준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참여가 이루어지고 성경 공부가 활성화된다. 유창하고 달변인 사람이 성경 공부를 인도하면 잘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역효과가 날 때도 많다. 일방적인 전달이나 주입으로 성경 공부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에서 자신은 말의 유창함이 아니라 성령의 나타나심으로 사역했다고 고백했듯이 성경 공부 인도자 역시 말의 유창함보다는 성령의 나타나심을 사모해야 할 것이다.


33. 성경 공부 소요 시간은 상대방의 수준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하라.

성경 공부 소요 시간은 대략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가 적당하다. 그러나 이것은 일반적인 수준이고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여야 한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은 대체로 집중하는 시간이 짧다. 그러므로 좀 더 시간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간이 없는 직장인이나 수험생인 경우 너무 길게 하면 부담을 많이 느끼게 된다. 반면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2 시간 정도까지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2 시간 이상은 모든 사람에게 집중력을 유지하기에 무리가 될 것이다. 가급적 성경 공부 시간은 약간 부족한 듯이 마치는 것이 더 좋다. 아쉬움이 남아야 다음 성경 공부 시간을 더욱 사모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34. 모르면 그냥 모른다고 하라.

성경 공부 인도자는 모른다는 말 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준비를 해도 갑작스러운 질문에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 때 자존심 때문에 모르는 것을 아는 것처럼 적당히 둘러서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당시 잠깐 동안은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정적인 열매를 맺는다. 만약 그 자리에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엉뚱한 대답을 해 준다면 신뢰와 존경을 잃어 버리게 된다. 둘러 댄 말을 누군가 꼬치 꼬치 캐 묻는다면 곧 들통이 나서 더 큰 곤경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모를 때는 그냥 모른다고 하는 편이 옳다. 오히려 이렇게 정직하게 대응하는 편이 더 큰 존경과 신뢰를 가져다 줄 수 있다. 더 좋은 길은 모른다고 일단 정직하게 답을 한 후에 다시 열심히 연구를 해 와서 피드백 해주는 것이다.


35. 만약 다음에 알려 주겠다고 했으면 꼭 약속을 지키라.

많은 성경 공부 인도자들이 다음에 알려 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잊어 버린다. 물론 성경 공부를 했던 사람도 대부분 잊어 버린다. 그러나 인도자가 잊지 않고 미흡했던 답변을 성실하게 준비해 오면 상대방은 감동을 받는다. 한 마디라도 허튼 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신뢰감을 형성하게 된다. 다음에 알려 주거나 보충하겠다고 했던 부분이 있다면 따로 메모를 해 두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이런 내용을 연구하고 조사하는 활동은 성경 공부 인도자 자신을 성장하게 한다. 그러므로 이 약속은 자신을 위해서도 지키는 것이 좋다.


36. 5분에서 10분 안에 끝낼 수 있는 짧은 성경 공부를 따로 준비해 두도록 하라.

성경 공부 인도자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특수한 상황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자면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를 심방 가는 경우가 있다. 혹은 큰 시험을 앞 둔 사람을 심방 가는 경우도 있다. 혹은 군대에 가는 사람을 송별하기 위해 만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짧은 성경 공부를 미리 준비해 두면 좋다. 각각 몇 가지 전형적인 상황에 맞는 성경 공부를 준비하는 것이다. 따로 문제지나 교안이 없어도 성경책만 있으면 즉석에서 할 수 있도록 머리 속에 숙지해 두어야 한다. 이런 특별한 상황에서 배운 성경 말씀은 오래 동안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성경 공부 인도자는 이런 상황을 통해 길지 않더라도 한 말씀을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


37. 성경 공부 후에는 짧든 길든 피드백을 받도록 하라.

가장 좋은 피드백은 지난 번에 했던 성경 공부를 배운 점이 무엇이며 삶에 어떻게 적용했는지를 글로 써 와서 발표하도록 하는 것이다. 가급적 이렇게 할 수 있도록 권면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구두로라도 피드백을 받을 필요가 있다. 피드백이 없으면 과연 상대방이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다. 만약 시리즈로 성경 공부를 하고 있다면 성경 공부 초반에 지난 번 성경 공부 때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다시 상기시켜 주는 것도 좋다. 또한 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지난 번 성경 공부를 통해 배운 점, 새롭게 깨달은 점, 혹은 실천한 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묻고 나누는 것도 좋다. 이 시간에 지난 시간에 궁금했으나 풀지 못했던 의문점이 있다면 이를 해소할 수도 있다.


38. 아이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게 되면 어른에 비해 대충 하려는 생각은 일찍 접으라.

성인들에게 성경 공부를 인도할 때와 아이들에게 성경 공부를 인도할 때 자세가 달라지는 인도자가 있다. 아이들이니까 대충 해도 된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빨리 버리는 편이 좋다. 아이들이야말로 오히려 더 큰 정성과 공을 들여야 한다. 사람에게는 첫 인상과 느낌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처음 배운 성경이 별로였다면 성인이 된 후에도 이 때 느낌을 그대로 가져가기 마련이다. 자칫하면 성경은 지루하고 따분한 것이란 인상을 만들기 쉽다. 아이들에게 성경 공부를 인도할 때 저지르기 쉬운 실수 중 하나는 아이들의 수준을 지나치게 낮게 보는 경우 혹은 반대로 지나치게 높게 보는 경우 두 가지가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의외로 신앙에 있어서 깊은 사고를 할 수 있기도 하다. 또한 본문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지나치게 수준을 높게 보는 경우보다는 낮게 보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지나치게 높게 보는 경우는 막연하게 어릴 때부터 교회에 나온 아이이니까 잘 알겠지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교회에 나온다고 해서 저절로 신앙이 성숙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른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 아이들도 그렇다. 혹은 아이의 부모가 모범적이고 견실하다고 해서 자녀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생각도 착각인 경우가 많다. 이런 저런 선입관을 버리고 성경 공부 인도자는 아이들의 현재 상태를 직접 만남을 통해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39. 내 영혼이 살아나기 위해서라도 사람을 가리지 말고 말씀을 가르치라.

성경 공부를 반드시 교회에서 주관하는 정규적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만 한정시킬 필요는 없다. 자기가 있는 곳에서 성경 공부를 새로 조직해 보도록 하라. 예를 들면 직장에서 점심 시간을 이용한 성경 공부 모임을 만들 수 있다. 간단히 도시락 등으로 점심을 먹고 이삼십분 정도 성경 공부를 하는 것이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 퇴근 후에 모임을 할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평소보다 한 시간 먼저 출근하여 성경 공부를 하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게 할 수도 있다. 성경 공부에 열의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출근 전이나 퇴근 후 시간 활용이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점심 시간 활용이 무난할 것이다. 성경 공부에 참석하는 사람보다 인도자가 많은 수고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안 그래도 피곤하고 지치는 직장 생활에서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가? 그렇다. 인도자 자신을 위해서 필요하다. 조금 피곤하기는 하지만 직장에서 성경 공부 인도는 인도자 자신의 영적 건강에 큰 유익을 준다. 자칫 업무에 매몰되어 버리기 쉬운 환경 속에서 말씀을 붙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언제나 가르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배운다.


40. 성령님이 감동을 주셔서 말씀을 깨닫게 해 주시도록 먼저 간구하라.

성경 공부는 어떤 테크닉이나 요령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말씀과의 만남이 없는 성경 공부는 공허하다. 성경 공부 준비 중 가장 큰 준비는 기도이다. 기도하면서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여야 한다. 성령님께서 깨닫게 해 주시지 않으면 상대방은 물론이요 인도자 자신도 깨달을 수 없다. 성경 공부 인도자는 책상 위에 있는 시간과 골방에 들어가는 시간에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기도만 한다고 성경 연구가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연구만 한다고 해서 성경 공부 인도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 과정 자체도 성령의 인도하심이 없이는 제대로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늘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따로 시간을 내어 성경 공부를 위해 기도하라. 특별히 공부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성령의 감동으로 말씀을 받고 깨달아 삽십배, 육십배, 백배의 결실을 내는 좋은 밭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라.


지금까지 40 가지의 성경 공부 인도자가 지켜야 할 원칙들을 나열해 보았다. 이 글을 쓰면서 내 자신이 아직 가야할 길이 참 멀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알면서도 지키지 못한 원칙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을 발견하였기 때문이다. 성경 공부 인도자라는 이 영광스러운 직분을 생각해 볼 때 나는 그에 걸맞은 노력과 헌신이 늘 부족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나를 통해 사람들에게 말씀의 세계를 보여주셨다면 이것이야 말로 은혜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더욱 분발하고 배우고 익혀 더욱 더 하나님의 마음과 뜻에 합한 성경 공부 인도자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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