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및 나눔/단상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창무 2015. 5. 2. 19:08
반응형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이 시 다들 아실거다.

넘넘넘 유명한 윤동주 님의 시다.

제목도 단촐한 서시.


고등학교 때 이 시를 엄청나게 좋아했었다.

그런데 그게 사람을 잡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기 때문이다.

세상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려면 매순간 얼마나 긴장하며 살아야 하겠는가?

좀 하다가 지쳐 나뒹굴어지고 

이렇게 하기를 몇 번 하다 보면

나는 이렇게 못난 놈인가 하며 가슴만 쥐어뜯게 된다.

오늘밤에도 별은 보이지만 바람에 스치울 뿐 내 손에 쥘 수는 없었다.


그것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한 점 부끄럼 없이 할려면 거센 세상 풍파에 함부로 몸을 의탁해서는 안 된다. 무슨 말이고 하니 섣불리 나섰다가 깨치기 보다는 안전한 곳에서 수양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이래서 나는 도전하기 보다는 움츠리는 사람이 되고야 만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시를 별루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사람이 되기 보다는 좀 진흙탕물이 튀어도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하기 보다는 바람을 헤치고 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동주형!

형은 좋은 사람이지만 내 일생의 동반자는 아닐 듯 싶소이다.

그럼 하늘 나라에서 평안하실 줄 믿으며 이만 줄입니다.

반응형

'묵상 및 나눔 >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공이란  (0) 2015.05.02
너는 행복하니  (0) 2015.05.02
군대 있을 때 가장 먹고 싶었던 것  (0) 2015.05.02
철학자들의 괴상한 습관  (0) 2015.05.02
말할 수 없는 곳에서 침묵하라  (0) 201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