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서평

교리와 신앙 요약 (1) 들어가는 말

이창무 2018. 9. 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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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회에 걸쳐서 칼 트루먼이 저술한 '교리와 신앙'이라는 책을 요약하고자 합니다. 저자 칼 트루먼은 현재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의 역사신학 및 교회사 교수입니다. 교회에서 본격적인 교리 교육을 시작하기에 앞서 입문서로서 좋은 책입니다.


들어가는 말


오직 성경만이 유일한 신조이며 신앙고백이라고 주장하며 역사적인 신조와 신앙고백의 필요성과 가치를 부정하는 복음주의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교회의 현재와 미래의 건강을 위해 신조와 신앙고백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저자는 장로정치와 장로교 신앙고백인 웨스터민스터 신앙고백을 따르는 장로교의 목사이며 신학교 교수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따른다는 말은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가 성경의 가르침을 요약했다고 믿는다는 것이지 성경 외에 추가되는 가르침이거나 성경과 별개의 가르침이라고 믿는 것은 아닙니다. 앞에서 언급한 신조와 신앙고백을 거부하는 복음주의자들이라고 해서 신조와 신앙고백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언어로 명시적으로 표현된 신조와 고백이 없을 뿐이지 그들의 마음 속에는 자기 나름대로의 신조와 신앙고백이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날 시대의 문화적 흐름은 신자들로 하여금 역사적인 신조와 신앙 고백을 거부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신조와 신앙 고백을 가지지 않은 신자는 존재할 수 없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점입니다. 다만 공적인 문서로 제시되어 검토와 평가가 가능한 공식 신조와 신앙고백을 가진 사람들과 문서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토와 평가가 불가능한 비공개적이고 사적인 신조와 신앙고백을 가진 사람들로 나누어질 뿐입니다. 


복음주의자들이 신앙고백을 거부하는 경향이 생겨난 것에는 전통을 거부하려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이것은 종교개혁에 대한 그릇된 오해에서 빚어진 것입니다. 많은 개신교인들이 로마카톨릭은 전통을 중시하고 개신교는 오직 성경만을 중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종교개혁은 전통과 싸워 성경의 우위성을 확보한 사건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자면 종교개혁은 성경과 전통 간의 싸움이 아닙니다. 종교개혁은 여러 종류의 전통들 가운데서 어떤 전통이 성경에 더 합치하느냐를 놓고 싸운 것입니다. 오늘날 어떤 복음주의자도 전통과 완벽하게 단절한 상태에서 신앙 생활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의 전통이 없다면 성경 번역조차 불가능합니다. 설교자들은 교회의 전통 속에서 면면히 흘러내려온 성경 해석을 끊임없이 참고해 가면서 자신의 설교를 구성합니다. 예를 들어 교회 전통을 배제하고 나서는 그 누구도 삼위일체라는 말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신조와 신앙고백서를 정의하자면 특정한 교회나 교단에서 성경의 가르침으로 믿는 내용들을 종합하여 작성한 공식 주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종합했다는 말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말은 단순히 성경 구절을 모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주제별로 요약하여 제시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신조와 신앙고백을 검토하고 규정하는 근거는 성경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신조에서 성경과 어긋난 내용이 발견된다면 거부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더 명확하게 진술하도록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신조와 고백서를 규정된 규범이라 부르고 성경을 규범하는 규범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오늘날 신앙고백이 자리 잡기 어렵게 만든 문화적 원인들에 대해 고찰해 보겠습니다. 2창에서는 성경이 가르치는 바 신앙고백서에 관한 여러 요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3장에서는 신조와 신앙고백서에 대한 교회의 역사를 살펴보고 4장에서는 개신교의 주요 신앙고백서들을 다룰 것입니다. 5장에서는 신조가 교회 생활 안에서 담당하였던 역할을 강조하려고 합니다. 6장에서는 신조들을 통해 얻는 유익들에 관해 논할 것입니다. 신앙고백과 신조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태도로 이 책을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저자의 목적은 오직 성경만이 계시와 권위의 유일한 근원임을 믿는 것과 신조와 신앙 고백서를 받아들이는 것은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장하려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조와 신앙 고백서가 교회의 건강을 위해 매우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설득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신조와 신앙고백을 거부하는 것은 교회에 불이익을 가져다 줄 수 밖에 없음을 알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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