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및 나눔/단상

어두운 인생에 사랑과 말씀의 빛을 비추어 주신 하나님 (4)

이창무 2017. 1. 23.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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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인생에 사랑과 말씀의 빛을 비추어 주신 하나님(4)


요한복음 3:16절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그러던 중 드디어 선교의  길을 열리는 듯 했습니다. 한 선교사님과 이방 목자님을 통해 드디어 미국 실리콘 밸리에 있는IT 회사에 취업할 수있게 되었고 취업 비자도 진행이 되었습니다. 가고자 했던 산호세 지역은 스탠포드나 버클리와 같은 서부의 명문 대학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이곳으로 인도해 주시길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취업 비자를 진행하던 변호사가 실수를 하여 겨우 수십 달러에 해당하는 비용을 납부하지 않는 바람에 비자가 거부된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허탈하고 황망했습니다. 결국 일년을 더 기다리며 다시 비자 신청을 해야 했습니다.


다음해 다시 신청한 비자를 무사히 받았습니다. 전세집도 내놓고 떠나귀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 한 구석에는 아직 마음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는 한참 한국에서의 목자 생활에 보람과 재미를 느끼고 있었기 떄문이었습니다.  박철한, 정인성 목자님들을 도우면서 제자 양성의 쓴맛과 단맛을 경험하면서 성경선생으로서 은사를 발견하였습니다. 또한 찬양과 기도로 모임을 섬기는 일을 통해서 제가 먼저 가장 많은 은혜를 받고 누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 인생에 찾아 온 이 두 번째 변화의 시기에 이방땅으로 나아가는 것이 과연 좋은 선택인지 주저하였습니다. 새롭게 언어를 배우고 현지 적응을 하다가 나이가 들고 나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닌지 염려가 되었습니다.


이때 책임 목자님을 통해서 본국에 남아서 목자로 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저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길이라 조금 당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주저하고 있던 저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동역자는 이 일에 대해 놀라고 영접하기를 힘들어했습니다. 외국에 나가 사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고 이제 막 이루어지려는 찰나에 이런 급작스러운 결정이 벌어지는 것을 받아들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일단 남기로 작정했습니다. 이후로 한 동안 참 어정쩡한 상태로 살아가는 기간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아 저는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상태로 지냈습니다. 아무 것도 보장된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저는 인내를 배우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견고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2012년 신학대학원에 입학하여 향후 목자 생활의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신학대학원에서의 배움은 날마다 새롭게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강의가 아니라 마치 예배 같은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교수님과 또 동기들과의 교제를 통해 다양한 분들의 깊은 신앙과 영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일년 동안 반대표를 하면서 리더십을 훈련 받을 수 있었던 점도 참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혜도 주셔서좋은 성적을 받고 졸업생 대표로 졸업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자립적으로 성경을 강해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고 또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공동체에 대한 질문과 탐색을 할 수 있었던 복된 기회를 가질 수 있었기에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이 기간은 동시에 목자 훈련을 받는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심정과 눈물이 많은 한 형제님님과 즐겁게 말씀 공부를 하였습니다. 또 이기적이고 교만해서 여기저기 트러블을 일으키던 또다른 한 형제를 맡아 섬기게 되었는데 겉보기와는 달리 진리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장점을 보고 기다려 주었을 때 하나님께서 친히 성령으로 역사하셔서 그를 변화시켜주셨습니다. 지금은 선교 가정을 이루어 캐나다 선교사로 파송되었습니다. 또한 그룹으로 젊은 학사 목자님 말씀 공부를 인도하면서 그분들의 생각과 고민과 특징이 어디에 있는지 이해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찬양팀을 맡아서 동역자들을 얻고 예배를 섬기는 도구로 쓰임 받게 하신 것도 감사합니다. 때마다 여러 수양회의 실무 사항들을 챙기고 섬기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 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정말 수양회에 관련된 것은 이제는 매뉴얼을 써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됩니다. 학생 제자 양성 역사와 관련해서는 목자 학교와 예배 학교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방학 중에 섬긴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생들이 말씀을 받고 생각과 삶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말씀에 모든 것을 걸어야하겠다는 것을 늘 재확인하곤 했습니다. 2015년에는 주일 예배 메시지를 자주 섬기면서 처음에는 부담감으로 인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거듭 전하다 보니 내 힘으로 어떻게 해 보겠다는 욕심을 내려 놓고 점점 성령께서 주시는 능력을 의지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 중에 파블로 네루다의 '시가 내게로 왔다'라는 시가 있습니다. 이 시에서 네루다는 내가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시가 내게로 왔기 때문에 나는 시를 쓸 수 밖에 없다고 노래합니다. 저는 '말씀이 내게로 왔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말씀의 종이 될만한 사람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말씀이 저에게 왔고 저를 변화시켰고 또한 저를 통해서 말씀이 들려지게 되기를 원하신다고 믿습니다. 제가 이 일을 하지 아니하면 다시 주님 뵙는 그날에 책망 받을 것이 두렵습니다. 여러모로 부족하고 허물이 많지만 말씀을 안암 센터와 캠퍼스에 선포하는 일에 쓰임 받고자 순회 인턴 목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상황이 마치 에베소에 파송된 디모데나 엘리야의 뒤를 이은 엘리사의 상황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여러 선배 목자님들로부터 잘 배우고 또 새로운 시대 새로운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목자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이번 순회 인턴 훈련을 통해 하나님 나라 건설을 향해 함께 진군하는 동역자들을 만나고 교제하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교만하고 무지한 안티 기독교인이었던 저를 용서하셔서 구원하신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찬양합니다. 그뿐 아니라 이제는 저를 목자로 부르시고 말씀의 종으로 사용하고자 하시는 은혜의 하나님, 소망의 하나님께 감사 찬송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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