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및 나눔/단상

어두운 인생에 사랑과 말씀의 빛을 비추어 주신 하나님 (3)

이창무 2017. 1. 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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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인생에 사랑과 말씀의 빛을 비추어 주신 하나님(3)


요한복음 3:16절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저는 군대를 제대한 후 당시 대학생 선호도 기업 1 위였던  한 대기업에 입사하였습니다. 첨단 시설을 모두 갖춘 초고층 빌딩 안에 자리 잡은 사무실로 들어서며 그 화려함에 많이 놀랐습니다. 회식 자리에 쫓아 다니며 맛나고 비싼음식도 많이 먹어보았습니다. 월급날 통장에 찍힌 동그라미를 확인하면 왠지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협력 회사 직원들이 찾아 와 굽실거릴 때는 목에 힘이 들어갔습니다. 대기업의 정교하고 조직적인 일 처리 방식을 익혀 가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회사 안에 예쁘고 상냥하고 싹싹한 여직원들을 보면서 마음이 갈 때도 많았습니다. 어느새 조금씩 조금씩 세상에 물들어 가고 있었지만 저는 그 사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가정 교회를 이루게 하심을 통해 저를 다시 붙들어 주셨습니다. 제가 이상형으로 생각하던 사람과 정말 정확하게 일치하는 사람과 약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저와 여러모로 대조적인 성격과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동역자는 저의 부족한 면을 채워줄 수 있었습니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관계를 형성해 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내와의 관계를 통해 비로서 친밀함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로 저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전에 딱딱하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관계에서 하나님과 친밀한 사랑의 관계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동역자와 저 사이에 세 명의 딸을 주셨습니다. 서로 아빠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세 딸에 둘러싸인 저는 행복한 아빠였습니다. 현재는 매주 가정 예배를 드리며 말씀 중심, 하나님의 중심의 가정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가정 가운데 저의 어두었던 내면이 밝아졌습니다. 상처들이 치유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가정을 통해 양들이 부러워하고 믿음으로 이룬 가정 교회에 대한 소망을 갖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를 복의 근원으로 부르신 하나님께서는 부모님의 구원을 이루어주셨습니다. 어머니는 기독교에 대해 안티한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안티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교회에 나가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으시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너무 슬프고 힘들어서 밤에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참으로 신기하게 역사하였습니다. 먼 외가 친척분이 병원에 오셨다가 아는 목사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이상하게도 이분을 의지하시고 그분이 전하는 복음에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멀리 집회를 가셨던 목사님이 병원에 도착하시자 마자 임종을 하시고 주님 곁으로 가셨습니다. 어머니 소천 이후 아버지도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셨습니다. 지금까지 성경 전권을 두 차례 필사하시고 매일 새벽 기도에 나가시는 신실한 종이 되셨습니다. 이를 생각할 때 얼마나 놀랍고 감사한지 모릅니다. 저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친히 역사하셔서 가정 복음화를 이루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회사 생활을 하면 할수록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대기업의 화려한 겉모습이 전부 다는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그 이면의 모습까지 보게 되자 왠지 모를 답답함이 밀려 왔습니다. 모두들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때로는 주말에까지 나와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목적은 오직 하나였습니다. "돈 많이 벌고 즐기자" 이것이 삶의 모토였습니다. 꿈과 비전은 좋은 차 사고 집 사고 강남 아파트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이게 전부는 아니고 전부여서도 안 되잖아’ 이런 독백이 가슴 속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입사 2년 후 IMF 사태가 터졌습니다. 회사 형편이어려워지고 인원 감축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회사를 전부로 여기고 충성해 온 선배들이 하루 아침에 목이 잘리고 축 늘어진 어깨로 집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에게는 반드시 하나님께서 주신 고귀한 사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사명에는 고난도 따르지만 사명 없이는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게 되고, 참된 행복도 누릴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사명은 분명했습니다. "또 복음이 먼저 만국에 전파되어야 할 것이니라" 


저는 내가 선교사가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자비량 선교사로서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유망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나이 서른에 회사를 그만 두고 컴퓨터학과 3학년으로 다시 편입하였습니다. 프로그래밍을 전혀 모르던 사람이한 학기에 일곱 개의 전공 과목을 들으면서 동시에 예닐곱 개의 텀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미친 짓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첫 학기에 4.41의 학점을 받았고 졸업 때까지 매 학기 성적 최우수 전액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이는 제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된 일이었습니다. 졸업 후 대기업에서 입사 제의가 있었지만 거절했습니다. 선교사로 나가려면 기술력이 있는 벤처기업으로 가야만 기회를 잡을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벤처 기업에 들어가고 나서 후회를 참 많이 했었습니다. 맨 땅에 헤딩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온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코스닥 상장은 커녕 당장 회사의 생존이 문제였습니다. 이러다가 선교사도 못 되고 평생 죽도록 고생만 하는것이 아닌가하는 염려까지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유학생 선교사로 나갈 길이 있을까 하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 등록하여 MBA를 취득하였습니다. 그러나 학위만 얻었을 뿐 별반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MBA 과정을 함께 하는 동기들과 비교하며 속이 시끄러웠습니다. 왜 저 사람들은 잘 나가는데 나는 이 모양 밖에 안 되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고 하나님께 원망과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던 제가 어느 날 한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제임스 패커가 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성경에서 자신을 계시하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기술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다가 하나님의 위대하심에 압도되어 숨이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토록 크신 하나님 앞에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내 나름의 생각을 고집하려고 했던 저의 교만과 죄악을 눈물로 회개하였습니다. 또한 이런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지금까지 오래 참으신 주님의 은혜에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생 주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며 살겠다는 결심을 하였습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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