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성경신학

구약의 장르

이창무 2016. 12. 1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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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읽는 사람에게 단순히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에 대해 교훈하려는 목적으로 쓰여졌다. 그 목적에 이르기 위한 수단이 바로 문학적 양식과 장르들이다.

내러티브들

내러티브는 성경의 문학 양식 중 가장 일반적인 양식이며 그 종류는 다양하다.

구약 내러티브들

기사는 가장 간결하고 단순한 내러티브로서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제 3 자의 보고를 기록한다. 기사에는 한 사람의 생애 속 사건을 기술하는 일화, 전쟁과 그 결과를 서술하는 전투 기사, 성전과 같은 중요한 건물의 건축 과정을 다룬 건축 기사, 특별한 꿈의 경험을 기록한 꿈 기사, 하나님이나 천사의 나타남을 기록한 현현 기사, 기사와 유사하지만 더욱 정교하게 쓰여진 역사적 이야기, 일인칭으로 개인의 삶을 기록한 회고록 등이 있다.

해석의 원리들 – 기사는 단순한 경우에는 토픽을 찾아야 한다. 또한 기사는 묵상이 아니라 단순히 사실적인 문제를 강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사는 요점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역사는 여러 기사들이 모여 전체적으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드러내게 된다.

영웅의 내러티브는 후대 사람들에게 깊숙이 각인이 될만한 한 인물의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말한다. 영웅의 내러티브보다 더 긴 길이와 큰 규모의 중요성을 가지도록 확대한 내러티브를 서사시라고 부른다. 창세기의 전반부는 우주적 서사시, 후반부는 조상의 서사시라고 분류되기도 한다. 선지자 이야기는 선지자의 생에 속 에피소드들을 기록한 내러티브이다. 이 내러티브 속에서 선지자는 모범적 인물 즉 따르고 배워야 할 대상으로 나타난다.

해석의 원리들-영웅의 내러티브와 선지자 이야기에서 발견해야 할 것은 첫째로 그 이야기가 보여주고자 하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 나타난 모범이다. 또한 각 인물에게 있어서 가장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미덕이 무엇인지에 주목해야 한다. 인물 자체에만 몰입하기 보다 인물이 등장하는 있는 정황과 신약의 교회와 유기적인 통일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희극은 재미있고 웃긴 이야기가 아니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를 말한다. 에스더서라든지 창세기 요셉 이야기가 대표적인 희극 장르라고 볼 수 있다.

해석의 원리들–희극은 반전과 절정의 시점을 잘 살펴야 한다. 등장 인물이 어떻게 발전해 가는가도 주목해 보아야 한다. 또한 희극의 전개 과정 속에서 하나님은 직접적으로 개입하시는가 아니면 간접적으로 개입하시는가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희극의 주요 주제를 정의한 후 이 주제로부터 적용을 이끌어 내도록 해야 한다.

고별사는 임종 직전에 쓰여진 일인칭 연설문이다. 모세의 고별설교, 사무엘의 고별사 등이 여기에 속한다.

해석의 원리들-해석자는 고별사가 역사적으로 어떤 정황에서 일어나는가를 주목해야 한다. 고별사의 주제를 밝혀야 하며 그 주제가 보다 큰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살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적용에 있어서는 역사적 배경과 주제를 모두 비중 있게 다루어야 한다.

부속 장르들

유행 속담이란 일상 생활 속에서 발견된 짧은 격언을 뜻한다. 이와 연관된 것은 복과 저주를 기원하는 ‘복이 있으리라’와 ‘화가 이르리라’와 같은 표현들이다. 수수께기는 풀어야 할 의미를 담은 간결한 서술문이다. 우화는 도덕적 교훈을 담은 짧은 이야기이다. 그리고 비유는 진리를 예증하는 간략한 이야기이다. 노래는 축하, 비통함 등 일상 생활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시를 말한다. 목록은 이름이나 항목들을 병렬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신하의 이름들, 여행지의 이름들, 조상들의 이름이 열거된 족보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해석의 원리들-부속 장르들은 큰 문맥의 일부분이지 독립적이지 않다. 그러므로 이 장르가 문맥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하며, 부속 장르의 주제 뿐 아니라 이 장르가 소속된 문맥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율법

학자들은 구약의 율법이 언약법전, 신명기적 법전, 성결법전, 제사장 법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구약의 법률적 자료의 형태들

사례법은 만약 무엇 하면 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종속절과 이 조건을 성립할 때 이뤄질 처벌이 담겨져 있는 주절로 구성된 율법이다. 절대법은 아무 조건이 없이 무엇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명령하는 율법이다. 절대법에는 무엇을 하지 말라는 금지, 무엇을 하라는 권면, 주어구에서 분사형을 사용하고 있는 분사법, 보복을 명한 보복법 등이 있다. 율법 시리즈는 유사한 형태로 모아져 있는 작은 법들의 모음집을 일컫는 말이다. 가장 잘 알려진 율법 시리즈는 십계명이다. 법률적 교훈은 모세 오경 내 제사장에 대한 긴 교훈과 예식에 대한 긴 교훈을 말한다.

해석의 원리들-율법은 사법적인 목적보다는 교훈적이고 지시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율법은 언약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율법은 하나님과 공동체에 대한 범죄를 다룬 형법, 백성들 간 시비를 해소하려는 목적의 시민법, 가족 내 분쟁을 해소하려는 가족법, 제사 제도와 절기 등을 규정한 제사법,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구제할 것을 명하는 구제법으로 분류한다. 율법의 현대적 적용에 관해서는 율법이 시대를 초월한 도덕적 신학적 원리들의 전형으로 주어졌으며 문화적 껍데기 속에는 변치 않는 진리가 있다는 점을 먼저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구약 율법의 해석에 대한 다음과 같은 언급을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구약의 전부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된다. 그러나 구약의 어느 것도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취를 떠나서는 적용되지 않는다.(p 538)” 

율법의 해석은 다음의 원리를 따른다. 첫째로 개개의 법 조항은 근처에 있는 다른 조항을 살펴서 문맥 내에서 해석되어야 하며 둘째로 원래 문화적 배경을 살펴 보아야 하며, 셋째로 신약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용되어야 하며, 넷째로 문자적 범주에 속하는지 원리상의 범주에 속하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서 결정해야 한다.

신명기

신명기는 단순히 율법을 재진술한 것이 아니라 고대 근동의 조약 문서 형태를 답습한 모세의 권고이다.

해석의 원리들-신명기는 고대 조약 문서 형태라는 배경 가운데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행해진 연설의 일부라는 점을 고려해 해석해야 하며 강력한 권고의 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구약 시의 유형들

원망은 시편에서 가장 일반적인 기도이며 때로는 저주를 포함하기도 한다. 만가는 장례식의 애곡으로 이 만가의 형태가 쓰여진 곳은 상황의 비참함을 극적으로 표현해 준다. 노래에는 원망의 기도와 대조적인 감사의 노래, 감사의 노래와 유사한 찬양의 노래, 시온을 하나님의 처소로 묘사한 시온 찬송, 축제 행사에서 불려진 왕권 찬송, 남녀 간의 애정을 노래한 사랑의 노래 등이 있다. 예배 의식송은 성전에서 백성들이 모여 예배 드릴 때 함께 불려졌던 노래들로 예배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인도자와 회중이 서로 화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지혜 시편은 잠언이나 전도서를 닮은 교훈적인 시를 말한다.

해석의 원리들-시는 독립적 단위들로 해석되어야 하며 따라서 시 자체가 문맥 역할을 하고 있다. 시편을 저술하거나 사용하게 된 정황이 시의 역사적 배경 역할을 하게 된다. 개개의 문학적 특수성을 고려하면서 시의 사고 전개를 고려해야 한다. 적용은 각 시가 개인의 시인지 공동체의 시인지 여부를 구분해야 하며 원래 시가 쓰여진 목적에 맞게 적용되어야 한다. 특히 왕에 관한 시는 그리스도의 왕권에 대한 시로 해석함이 마땅하다.

예언

예언의 기본 유형들

재앙의 예언은 가장 일반적인 예언의 형태로서 임박한 재앙와 심판을 선언한다. 상황에 대한 암시, 메신저 형식어, 예언이라는 공통된 요소를 갖고 있다. 구원의 예언은 개인과 국가에 대한 회복을 예언한다. 그 구조는 재앙의 예언과 유사하다. 화의 예언는 재앙의 예언과 비슷하지만 ‘화 있을진저’라는 전형적인 표현과 함께 시작한다는 특징이 있다. 예언적 애가는 장례식의 애도곡인 만가의 형태로 미래에 일어날 사실을 마치 기정사실로 여겨 현재 이미 일어난 것처럼 묘사하는 특징이 있다. 예언적 찬송은 시편의 찬송 형식과 유사한 장르이지만 예언의 맥락 속에서 기록되었다는 점에서 다르다. 예언적 예배 의식송은 메시지 전달을 위해 예배 의식에서 빌어온 형식으로 두 사람 이상이 서로 화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예언적 논쟁은 일련의 질문과 대답과 설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말라기 아모스서 등에 나타난다. 예언적 소송은 마치 이스라엘이 어떤 재판에 고소되어 소송을 당한 자처럼 묘사되는 전개 방식으로 나타난다. 열방들에 대한 예언은 문학 장르로 보기는 어려우나 전쟁 신탁이라는 전형적인 형태를 자주 사용한다. 예언적 이상 기사는 선지자가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비스러운 이상을 기록한 장르이다. 예언적 내러티브는 주로 선지자가 하나님께 소명을 받는 장면에서 그리고 상징적 행동에 대한 하나님의 교훈을 설명하려고 할 때 주로 나타난다.

구약 예언의 일반적 해석 원리들

기초적으로 예언의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언의 본질은 하나님의 백성과 인류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예언을 장래 일을 미리 말하는 것으로 이해해 왔지만 이는 예언의 아주 적은 부분에만 해당한다. 대부분의 예언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혹은 아주 가까운 장래 사람들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또한 예언은 시간의 축에서 장래일과 현재일을 엄격하게 기술하기보다는 모두 하나의 전경 속에 압축해서 보여준다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예언은 당대에 그리고 다음 시대에 이런 식으로 여러 번에 걸쳐 성취될 수도 있다. 신약은 구약의 예언을 모두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 시에 성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예언들이 조건적이란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요나서에 나오는 니느웨에 대한 심판 예언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구원 계획과 긴밀히 연결된 예언들은 아무 조건 없이 반드시 성취될 것으로 나온다.

성취를 발견하는 일은 여러 방식이 있다. 일부 예언은 문자적으로 성취된다. 또 어떤 예언들은 비유적으로 성취된다. 앞선 장에서 모형론적인 해석 방법이 여기에 해당된다. 문자적/영적 성취는 문자적으로도 성취되었지만 동시에 영적으로 성취되는 예언도 있다는 뜻이다. 일부 구약 예언은 신약에서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성취된다. 예를 들자면 아브라함에게 약속된 땅에 대한 예언을 본향에 대한 약속으로 해석한 히브리서의 해석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신약의 저자들이 이렇게 구약의 예언의 비문자적으로 성취된 것으로 해석하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와 교회가 이스라엘에게 주신 예언의 역사적 성취를 대변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예언은 아직도 유대 민족에 의한 문자적 성취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석을 위한 구체적인 원리들-예언은 본문이 명확할수록 더욱 명확하게 해석될 수 있다. 예언 해석의 최상의 지표는 성경 자체이다. 어느 시점에 성취가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역사 속에서 면밀히 조사되어야 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구약의 예언들을 신약이 지시하고 있는 예언의 성취와 연관시켜서 보아야 한다. 너무 세부항목에 기울이거나 너무 큰 그림만 보려는 것을 모두 피해야 한다.

묵시론적 예언

하나님 자신이 친히 말씀하시며 역사 내에서 일하시는 것으로 묘사되는 다른 예언과 달리 묵시론적 예언은 말씀보다는 덜 직접적인 이미지들을 사용하며 역사 밖에서 개입하시는 하나님으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상이점이 있다.

해석의 원리들-구약의 묵시론적 예언은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하기 보다는 가능한 수준에서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상징이나 숫자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하되 문자적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 구약의 묵시는 신약의 묵시와 연관시켜 읽는 것이 좋다. 묵시에 대한 목회적 관점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며 부분보다 전체적인 요점을 파악해서 적용하도록 해야 한다.

지혜

창조신학에 근거를 둔 간접적이고 잠정적인 계시를 담은 것이 지혜 문학이다.

지혜 문학의 유형들

잠언은 인간의 경험을 통해 인식되고 체득된 간결한 진리의 말이다. 잠언에는 단순히 현상을 언급한 서술적 잠언과 인간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규범적 잠언이 있다. 잠언의 전형적인 형식은 평행법을 이용한 대구이다.

해석의 원리들-잠언은 절대적인 약속이 아니며 다만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행동 유형을 지시해 줄 뿐이다. 잠언은 삶의 현장에서 관찰된 진리를 표현하고 있으며, 현대적 시각으로 왜곡시켜 해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잠언 자체는 진리라도 타락한 세상이 그 실현을 가로 막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교훈이란 장르는 명령법으로 표현된 삶의 지혜이다. 간결한 명령법 형태보다 보다 긴 이야기 형태로 기술될 때도 있는 이 경우는 지혜 담화라고 부른다.

해석의 원리들-교훈은 명령인 만큼 절대적 순종을 요구한다. 교훈이 담고 있는 청원은 진지하고 긴박한 것이다. 

본보기 이야기는 후대에 전하고 싶은 진리를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서 예증하는 이야기이다. 성찰은 개인적인 묵상의 결론을 간결하게 표현한 문학 장르이다.

해석의 원리들-본보기 이야기와 성찰은 결론적인 교훈이 무엇인지를 관찰하고 이를 중심으로 해석과 적용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논쟁 강화는 몇몇의 화자들이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토론 형태로 전개해 나가는 문학 장르인데 욥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논쟁 강화 속에는 떄로 원망이나 찬송 혹은 무죄의 공언 등의 내용들이 포함되기도 한다.

해석의 원리들-욥기는 각 화자가 무슨 견해를 고수하고 있는지를 결정해야 하며, 욥의 위치는 의로운 자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만약 도중에 원망, 찬송, 무죄의 공언 등이 나타날 때 왜 이 시점에서 이러한 형식이 등장했는지 여부를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 욥기는 인간 고통은 하나님의 신비로운 계획 속에 놓여 있다는 점을 결론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결론

우리는 구약의 본문을 다룰 때 그 본문이 속한 문학 장르를 먼저 결정하고 그 장르에 특성에 맞게 해석할 때 올바른 해석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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