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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거기 서 있다
박노해 시인
몸의 중심은 심장이 아니다
몸이 아플 때 아픈 곳이 중심이 된다
가족의 중심은 아빠가 아니다
아픈 사람이 가족의 중심이 된다
총구 앞에 인간의 존엄성이 짓밟히고
양심과 정의와 아이들이 학살되는 곳
이 순간 그곳이 세계의 중심이다
아 레바논이여!
팔레스타인이여!
홀로 화염 속에 떨고 있는 너
국경과 종교와 인종을 넘어
피에 젖은 그대 곁에
지금 나 여기 서 있다
지금 나 거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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