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및 나눔/단상

물어보고 책사기

이창무 2015. 5. 5.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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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제가 '묻지마 책사기'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물어보고 책사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기독교 서적이라고 해서 다 좋은 책은 아닙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다고 해서 좋은 책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유명한 사람이 저자라고 해서 좋은 책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는 유명한 출판사에서 출간했다고 해서 좋은 책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분별력입니다. 분별력 없이 덮어 놓고 책의 내용을 수용했다가 자칫 시험과 올무에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에게는 제대로 된 분별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이성과 경험은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의 본성이 타락했고 영적으로 무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직 기댈 곳은 성경과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 그리고 신앙 선배들의 조언을 의지하는 길 뿐입니다.


먼저 모든 책은 성경에 의해 검증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자기 계시인 성경으로부터 도출되지 않은 교리를 마치 진리인양 주장하는 책들은 거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책들도 마치 자신들의 주장이 성경에 기초한 듯 성경을 인용합니다. 그러므로 속을 수 있습니다. 정말 저자의 주장이 인용된 성경 구절과 합치되는지 여부를 검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에게 유리한 구절만 따와서 아전 인수격으로 해석한 것은 아닌지 살펴 보아야 합니다. 


둘째는 자기의 이성만을 신뢰하지 말고 성령 하나님께서 책의 내용이 하나님의 뜻과 마음에 합하여 있는지를 친히 깨닫게 해 주시도록 기도하는 자세로 읽어야 합니다. '생각은 내 자유'라고 주장하고 싶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종에게는 생각도 그리스도께 매인 바 됩니다. 저자의 생각과 책을 읽고 난 후 내 생각이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고 있는지 ,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있는지, 아니면 자아의 만족에 봉사하고 있는지 헤야려 봅시다. 


셋째로 신앙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것이 지혜롭습니다. 내가 어떤 책의 내용에 매료되면 거기에 심취한 나머지 문제점이나 오류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때 신앙 선배들로부터 과연 그 책의 내용이 성경의 기준으로 볼 때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묻고 겸손히 그 의견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로부터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조언과 충고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일점 일획도 잘못이 없는 완벽한 책을 골라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성경 이외에 어느 책도 완벽한 책은 있을 수 없습니다. 모든 책은 다 저자의 주관과 편견에 의해 왜곡된 진리가 담겨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 외에는 아무 책도 읽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일입니다. 좋은 책은 우리 영혼을 자라게 하고 살찌우게 합니다. 다만 무엇이 좋고 나쁜지 판단할 수 있는 분별력을 구하면서 독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경험해 본 바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로 신앙이 답보 상태에 있을 때 극단적인 주장을 담은 책들에 심취하기 쉽습니다. 믿음의 성장도 없고 기도도 잘 되지 않고 은혜도 잘 느끼지 못하는 답답한 상태를 겪는 때가 있습니다. 이 답답한 상태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습니다. 이때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책을 보면 뭔가 가슴이 뚫리는 것 같이 시원한 맛이 있어 거기에 아무 분별도 없이 매료되기 쉽습니다. 또한 이때는 신비한 내용을 많이 담은 책에 이끌리기 쉽습니다. 평범한 것으로는 자기 문제가 해결될 수 없고 무언가 화끈하고 기적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책들은 대개 장기적으로 우리 영혼에 해로운 경우가 더 많습니다. 잠깐 문제가 해소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더 큰 시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둘째로 특정 저자에게만 몰입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책을 쓴 저자라 할지라도 인간일 뿐입니다. 좋은 책을 쓴 저자를 존경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좀 심하면 거의 우상 숭배 수준에 이르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 사람이 주장하는 바는 다 진리이고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비진리처럼 여기며 어떠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편식은 몸에도 좋지 않고 마음에도 좋지 않습니다.


셋째로 고전을 많이 읽도록 합시다. 이미 검증받은 좋은 책이란 바로 고전들입니다. 현대의 여러 저자들이 마치 자신들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인양 주장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이미 고전 속에 다 있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저술한 R.C 스프로울 박사는 독자들이 어거스틴, 루터, 칼빈, 조나단 에드워드와 같은 거목들이 쓴 책을 읽어 준다면 자기가 쓴 책은 서가에 모두 치워버려도 좋다고 했습니다. 또 그는 자기가 쓴 책들은 거의 이 분들의 쓴 책의 주석서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너무 어렵다면 존 번연이나 존 오웬, 리처드 백스터, 스펄젼 등과 같은 청교도들의 책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책 중의 책, 성경을 많이 읽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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