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제가 군에 입대하기 전에 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 제가 운동 신경이 둔하고 체력도 약한데다가 결정적으로 밥을 늦게 먹기 때문에 굶어 죽지 않을까 걱정하셨습니다. 사실 저도 걱정스럽고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군 입대 후 가장 힘든 점은 육체적 혹은 심리적 스트레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런 것들보다는 의사 결정 권한을 완전히 박탈당한 상태가 저에게 가장 큰 불안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군에서는 자기 결정권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논산 훈련소를 가고 싶었지만 306 보충대로 가서 사단 신교대로 가야 했습니다. 환상의 17 사단에 가고 싶었지만, 군기 세기로 악명이 자자한 기갑 부대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자대에 와 보니 날마다 드럼통을 굴리고 휘발유 냄새를 풍기는 유류 보급병으로 제 임무가 정해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