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및 나눔/단상

1987

이창무 2018. 3. 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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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대학생들과 함께 엠티를 간 적이 있습니다.

저녁 시간에 자기 소개를 겸해서 돌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질문들 중 하나가 만약 투명인간이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냐는 것이었습니다.

나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솔직한 반응을 들어보고 싶다던지, 영화관에가서 공짜로 영화를 보겠다든지 하는 등등의 재미 있는 답변들이 나왔습니다.

그때 저는 다른 고민 없이 즉석에서 이렇게 대답을 했었습니다.

"내가 만약 투명인간이 된다면, 전두환의 집에 몰래 숨어 들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가 자신이 저지른 죄악에 대한 사죄문을 써서 발표하도록 만들 겁니다."

제가 이 말을 하고나자 분위기가 갑자기 무거워졌습니다.

학생들 대부분이 고개를 갸우뚱 하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때 만약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았다면 제 심정을 충분히 공감해 주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영화의 제목은 '1987'입니다.

저는 고2 큰 딸과 같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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