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및 나눔/단상

아버지의 유럽여행

이창무 2017. 12. 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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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 이번에 유럽 여행을 다녀 오셨습니다. 생전 외국이라고는 가본 일이 없으신 분이신데 모처럼 큰 맘을 먹으시고 약 2 주간에 걸쳐 영국, 독일, 스위스, 이태리 등지를 다녀 오셨습니다. 얼마 전 마침 아버지 생신을 맞아 형제들이 다 모인 기회에 유럽 여행 소감을 아버지께 듣게 되었습니다. 유럽이 얼마나 좋고 아름다운지 이런 말씀을 하시리라 기대하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은 의외였습니다. 


아버지께서 비행기를 타신 후 계속 배가 아프셨다고 합니다. 아침에 서둘러 나오느라 급하게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좌석이 불편해서인지 계속 배가 아파서 불편하셨습니다. 마침 상비약으로 배탈약을 가져 왔는데 그만 부쳐 버린 짐 안에서 넣어 두는 바람에 꺼낼 수도 없었습니다. 한 동안 뒤척이시다가 그냥 이렇게 있을 수 없다 하시며 하나님께 기도하기로 하셨습니다. 눈을 감고 머리를 숙인 채 조용히 배탈을 치유해 달라고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기도를 마치신 후 배의 통증이 싹 가셔버리셨다고 합니다. 기도하신 자신도 놀랐다고 하셨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리실 때까지 전혀 아프지 않았음은 물론 2주 동안 배탈이 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같이 가신 분들은 여행 중 흔히 겪에 되는 물갈이로 인한 복통을 대부분 호소하셨지만 어버지는 전혀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 기도의 응답을 체험하시면서 참으로 하나님은 살아계셔서 우리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신줄 깨달았다고 하십니다. 


두번째 말씀은 역시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보통 비행기가 이륙한 후 시간이 좀 흐르면 승객들이 취침할 수 있도록 실내등을 모두 끕니다. 아버지께서 타신 비행기 안에서도 실내등이 다 꺼져서 책을 읽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눈이 침침하신 아버지는 취침등만으로는 책을 보기가 더욱 어려우신 분이십니다. 그런데 유독 아버지께서 계신 자리에는 계속 등에 불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알고보니 그 자리가 비상구 옆 자리에서 실내등이 다 꺼져도 비상등이 계속 켜져 있어서 그랬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아버지는 가지고 가신 성경책을 꺼내서 계속 읽으시면서 꿀맛 같은 말씀의 맛을 맛보시면서 지루한 비행기 여행을 즐겁게 가셨다고 합니다. 하필이면 어떻게 그 자리에 앉게 되었는지 참 신기하다고 하셨습니다. 


제 아버지는 이제 신앙 생활한 지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으셨습니다. 그렇지만 자식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틈만 나면 간증을 하시고 믿지 않는 제 두 동생들의 구원을 위해서 간절히 기도하시는 분으로 변화되셨습니다. 아버지를 뵈올 때마다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때는 UBF 목자인 저보다 믿음이 훨씬 더 좋으신 것 같아서 자극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변화되실 줄은 정말 가정 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던 저도 기대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참으로 좋으신 하나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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