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사도행전 공부를 위한 신약 배경 이해

헤롯 가문

이창무 2021. 9. 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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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과 구약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 이 창무(안암1부)

헤롯 가문

복음서에는 여러 명의 헤롯 왕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크게 민족왕과 분봉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민족왕이란 한 국가 또는 한 민족 전체를 다스리는 왕입니다. 민족을 의미하는 Ethnos와 통치자를 가리키는 Archon을 합쳐 Ethnach라고 합니다. 한글 성경에는 그냥 왕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헤롯 가문의 왕들 중에 민족왕은 헤롯 대왕이 유일합니다. 반면 분봉왕은 한 국가의 일부 영토만을 다스리는 작은 왕입니다. 1/4을 뜻하는 Tetra와 통치자를 가리키는 Archon과 합쳐 Tetrarch라고 부릅니다. 한글 성경에는 분분왕 또는 그냥 왕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헤롯 대왕 이외의 모든 헤롯 가문의 왕들은 분봉왕입니다.


헤롯 가문 최초의 왕은 헤롯 대왕입니다. 그는 유대 출신이 아니라 이두메(에돔) 출신입니다. 성경에서는 그냥 헤롯왕으로 부릅니다. 한 겨울에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항해해 로마 황제를 만나러 갔다고 합니다. 이 사건이 황제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헤롯 대왕은 의심이 많고 잔인하여 아내인 미리암네와 아들까지 죽였습니다. 빈약한 정통성 문제를 덮기 위해서 건축에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후에 로마 제국에 마지막 항전을 벌였던 마사다 요새, 항구 도시인 가이사랴, 예루살렘의 헤롯 성전, 안토니아 요새 등이 헤롯의 작품입니다.

헤롯 대왕이 죽은 뒤 그의 아들 헤롯 아켈라오(성경에는 그냥 아켈라오)가 유대와 사마리아와 이두메의 분봉왕이 됩니다. 요셉이 예수님과 함께 이집트로 피신했다가 돌아올 때 베들레헴으로 가지 않고 갈릴리로 가서 정착하게 된 이유가 바로 아켈라오의 폭정 때문입니다. 아켈라오는 폭정 때문에 큰 반발을 샀고 로마 당국은 기원후 6년에 그를 폐위시키고 현재의 오스트리아 비엔나 지역으로 추방시켜 버립니다. 아켈라오가 다스리던 영토는 로마의 직할령이 되어 총독이 이곳에 부임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 당시 헤롯 가문의 왕이 아니라 총독 빌라도가 유대를 다스리고 있었습니다.

헤롯 대왕이 죽은 뒤 갈릴리와 베레아 지역은 헤롯 안디바가 분봉왕이 됩니다. 성경에는 분봉왕 헤롯이라고 나옵니다. 안디바는 나바티아 왕국의 공주와 결혼했으나 헤로디아와 결혼하기 위해 이혼합니다. 이 일 때문에 세례 요한으로부터 책망을 듣게 됩니다. 후에 아내 헤로디아의 부추김 때문에 헤롯 아그립바 1세를 모함하다가 들통이 나 로마 황제에게 미움을 사게 되었습니다. 결국 현재 프랑스 리용 지방으로 추방되었다고 합니다.

헤롯 대왕 사후 갈릴리 북동쪽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역을 다스리는 분봉왕이 된 사람이 헤롯 빌립 2세 입니다. 성경에는 그냥 빌립으로 나옵니다. 빌립 2세는 헤로디아의 딸인 살로메와 결혼을 합니다. 헤로디아의 전 남편의 이름이 빌립이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습니다. 헤로디아의 전 남편은 빌립 1세라고 부르기도 하며, 왕이 된 적은 없습니다. 빌립 2세는 갈릴리 호수 근처에 있는 가이사랴 빌립보를 건설했습니다. 이곳은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 고백한 장소로 유명합니다.

다음으로 헤롯 아그립바 1세가 있습니다. 헤롯 대왕의 손자인데 성경에는 그냥 헤롯왕으로 나옵니다. 처음에는 빌립 2세의 영토부터 시작하여 차츰 안디비와 아켈라오의 영토 일부분까지 다스리게 됩니다. 사도행전에서 사도 야고보를 죽이고 베드로를 옥에 가두었던 헤롯왕이 바로 이 사람입니다. 교만 때문에 마침내 벌레에 먹혀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헤롯 아그립바 1세가 죽은 후 팔레스타인 전 지역이 로마의 직할 통치를 받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다룰 헤롯 가문의 왕은 헤롯 아그립바 2세입니다. 성경에는 그냥 아그립바라고 부릅니다. 과거 빌립 2세의 영토였던 이두래와 드라고닛을 통치하는 분봉왕이 됩니다. 사도행전 25장에 보면 아그립바가 신임 총독으로 부임한 베스도에게 인사하러 오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사도 바울을 만나 그를 심문하게 됩니다.

이제 복잡한 헤롯 가문의 왕들에 대해서 정리가 좀 되셨나요? 헤롯 가문에 대해 생각하면 저는 이 말씀이 떠오릅니다. “...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출 20:5,6)” 헤롯 가문의 왕들은 초대 왕인 헤롯 대왕을 닮아서 하나같이 다 잔인하고 음란했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함이 없이 교만하고 속물 근성으로 가득 찬 왕들이었습니다. 헤롯 가문은 세례 요한과 예수님 그리고 사도들까지 계속 박해한 악연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말로가 다들 좋지 않았습니다. 악명 높은 패밀리로 후대에 기억되고 있습니다. 악인이 아무리 번창하는 것처럼 보여도 잠시 뿐이고 하나님의 의로운 심판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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