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오신다 / 함석헌
님이 오신다 / 함석헌 님이 오신단다,길 닦아 예비하자내 집에 오시는 님을날 보러 오시는 님을,그저 어찌 맞느냐?높은 것 낮추고우므러진 것 돋우고굽은 길을 곧게 하고지저분한 것을 다 치워님이 바로 오시도록 하자님을 기다린다면서그저 잤고나,이것저것을 온 방안허투루 늘어놓아그저 앉으실 곳도 없이 했구나.어서어서 모셔야 할 님더러운 길에 왜 더듬게 하며,맑고도 거룩하신 그의 몸을헤뜨린 이 속에 어찌 맞을꼬?오, 내 맘이 급해.쓸자, 닦자, 고치자,물을 뿌리자,묵고묵고 앉고앉고이 먼지를 다 어찌하노?언제 이것을 아름다이 하노?자리 위엔 무슨 때가이리도 꼈느냐?천정의 거미줄은누가 치느냐?이리도 더러운 줄을 나도 몰랐지.뜰에는 무엇이 저리도 많아발도 옮겨놀 곳이 없고앞길에는 돌이 드러나고다리가 무너졌으니,저거는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