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인생에 사랑과 말씀의 빛을 비추어 주신 하나님(1)
요한복음 3:16절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저는 1969년 서울에서 삼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물 흐르듯이 조용한 성격이셨고 어머니는 불 같은 성격이셨습니다. 저는 나면서부터 몸이 허약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 놀다 보면 술래는 늘 제 차지였습니다. 특별히 깍두기를 시켜 주겠다는 동생들의 말에 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또한 유난히 피부가 까무잡잡했던 제게 친구들은 제 이름을 잘 부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당시 히트했던 ‘뿌리’라는 미니시리즈에 나오는 흑인 노예의 이름이었던 ‘쿤타킨테’ 혹은 ‘무’는 무는 무인데 썩어서 검게 된 무라는 뜻으로 ‘썩은 무’라고 불렀습니다. 하루는 발바닥 각질 제거용 돌로 살을 문질러 보았지만, 피만 날 뿐 전혀 희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조물주가 있다면 나를 이런 육체로 태어나게 한 조물주를 찾아가 따지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런 열등감을 다른 것으로 보상하고 싶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공부를 잘 한 것을 자랑했습니다. 노래 잘 하고 그림도 잘 그려서 국제 대회에서 입상했던 경력을 자랑했습니다. 고 1때부터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어려운 철학 서적을 읽으며 주워들은 얄팍한 지식을 자랑했습니다. 남들이 제발 이런 나를 좀 알아주고 칭찬해 주고 인정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막상 사람들 앞에 서면 속으로 나를 흉보고 있다는 생각, 나의 약점을 캐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갑자기 입술과 온 몸이 마비되어 버렸습니다.
고등학교 때 이런 저를 더욱 위축시킨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서울 변두리의 고등학교에는 거친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는 조폭 말단 행동대원쯤 되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가방 안에 사시미칼을 넣어 가지고 다녔습니다. 저는 그 아이들에게 학교 안에서는 도시락을 빼앗기고 밖에서는 용돈을 빼았겼습니다. 거친 아이들을 다루는 선생님도 거칠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날 교실이 너무 어두우니 불 좀 켜자고 선생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은 저를 나오라고 하더니 자기 혁대를 풀어 그것으로 사정없이 저를 내리치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무섭고 세상이 무서웠습니다. 저는 계속 안으로만 웅크려 들었습니다. 목을 넣은 거북이처럼 누구도 믿지 않고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고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하나님은 목자님을 보내셔서 이런 저의 등껍질에 노크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껍질 속에서 좀처럼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목자님의 과도한 친절에는 분명히 어떤 꿍꿍이 속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되는 성경 공부를 통해 내가 하나님께 돌아가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습니다. 동시에 내가 감히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제게 하나님은 마치 혁대를 풀어 내리친 선생님 같이 인정사정 없이 세상을 심판하실 분처럼 보였습니다. 어느 여름날 천둥 번개가 치는 밤이었습니다. 불현듯 저는 오늘이 내게 대한 심판이 임하는 날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불 속에 들어가 울고 두려워 떨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저는 생전 처음 진실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시고 구원해 주세요” 하나님께서는 이런 저를 십자가 앞으로 이끌어 내셨습니다. 십자가를 보니 역시 하나님은 제가 예상했던 대로 죄를 조금도 용납하지 않으시는 거룩하신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은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심판을 십자가에 달린 한 사람을 향해 쏟아 붓고 계셨습니다. 그 대상은 바로 저여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제가 아니라 예수님이셨습니다. 아무 죄 없으신 예수님께서 저 대신 물과 피를 쏟으시고, 저 대신 조롱과 멸시를 받으시며, 저 대신 하나님께 버림받고 계셨습니다. “왜? 왜? 예수님이 왜?” 그 때 하나님이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사랑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심판은 있지만 심판을 넉넉히 이기는 은혜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나를 위해 독생자를 아끼지 아니하시고 내어 주신 그 사랑은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이 사랑이 임했을 때 제 마음 속에 깊숙하게 패인 상처들이 아물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랑 앞에 더 이상 가시도 껍질도 필요 없었습니다. 저는 기쁨으로 무장해제하고 하나님 아버지의 그 너른 품에 마음껏 안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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