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것 같으면서도 참 어려운 것이 기도인 것 같습니다.
막상 기도하려고 마음 먹고 기도를 시작해도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저는 성경 인물들이 드린 기도를 통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배웁니다.
특히 창세기의 아브라함의 기도, 출애굽기에 나타난 모세의 기도, 시편에 나타난 다윗의 기도를 통해 이 세 사람의 기도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소원을 아뢸 때 하나님께서 왜 이 기도 제목을 들어 주셔야 하는가를 충분히 그리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그들이 자신들의 기도 제목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지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씨름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처럼 유치한 기도는 어떤 필요를 느꼈을 때 무조건 그 필요를 채워달라고 떼쓰며 요구하는 기도입니다.
이런 기도도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나 그 상태에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성숙한 기도는 그 필요를 위해 구하는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셔야 하는 이유를 알고 기도 가운데 이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기도가 아닐까 합니다.
아브라함과 모세와 다윗의 기도를 보면 그 이유를 대략 아래 세 가지 중에 하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의 언약에 기초하여.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사실에 기초하여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심을 믿고 그 믿음으로 기도합니다.
기도할 때 언약을 상기하면서 그 언약을 이루어 주시도록 그래서 이 언약에 기초한 나의 기도 제목을 들어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둘째, 하나님의 영광에 기초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온전히 드러나기 위해서 이 기도 제목을 꼭 들어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이를 뒤집으면 이 기도 제목에 응답하지 않으시면 하나님의 명예가 실추될 수 밖에 없음을 들어 기도하기도 합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열심에 기초한 기도입니다.
셋째, 하나님의 마음에 기초하여.
하나님의 마음, 그 중에서도 특히 긍휼히 여기시는 마음에 기초해서 기도합니다.
인자하시고 자비하신 하나님의 성품에 기대어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 깊은 곳까지 헤아리면서 드리는 기도입니다.
아브라함은 소돔성의 롯을 구원하기 위해 기도할 때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성품 중 하나인 하나님의 의에 의지해 기도했습니다.
모세는 패역한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중보기도할 때 언약에 기초해서 그리고 하나님의 명예를 위해서 기도 들어 주시기를 간청했습니다.
다윗의 시편에는 간절한 호소 뒤에 늘 하나님의 언약과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마음에 대한 신앙 고백이 뒤따르고 있음을 봅니다.
기도할 때 그냥 기도 제목만 죽 나열하는 것보다 왜 하나님께서 이 기도를 들어 주셔야 할까를 자문하면서 하나님의 언약과 영광과 마음을 묵상해 보면 어떨까요?
'기도하는 사람은 모두 신학자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실은 제가 방금 지은 말입니다.^^)
내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면서 기도한다면 그 사람이 신학자가 아니고 누구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무조건 달라고 떼 쓰는 기도보다는, 왜 이 기도를 들어 주셔야 하는지 하나님의 언약과 영광과 마음에 근거해서 조목 조목 아뢰는 기도에 더 약하시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