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서평

‘아트 오브 워십’을 읽고

이창무 2015. 5. 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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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오브 워십

저자
그레그 시어 지음
출판사
예수전도단 | 2009-06-18 출간
카테고리
종교
책소개
예배 팀을 조직하고 이끄는 리더십을 위한 실제적이고 상세한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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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오브 워십’을 읽고


들어가는 말


이 책의 제목은 ‘아트 오브 워십’이다. 영어로 된 원서의 제목을 번역하지 않았다. 번역자의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트라는 말은 우리 말로 크게 두 가지로 번역된다. 일반적으로는 예술이라고 번역되지만 때로는 기술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예배의 예술인가? 예배의 기술인가? 번역자는 이 책의 내용이 이 두 가지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예배는 전통적 예배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 않다. 현대적 예배 또는 동시대적인 예배의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만약 전통적 예배를 드리던 어떤 교회에서 현대적 예배를 도입하려고 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이 바로 그 답을 주고 있다. 그것도 매우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이 책은 조금 더 일찍 나왔어야 했다. 많은 전통적인 예배를 드리던 교회에서 유행처럼 번지던 현대적 예배를 아무 매뉴얼도 없는 상태에서 별 생각 없이 도입하였다. 그 결과는 혼란과 갈등과 실망이었다. 어떤 교회는 다시 전통적 예배로 되돌아가기도 했고, 어떤 교회는 현대적 예배를 뱉을 수도 삼킬 수 없는 계륵 같은 존재로 여기게 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도 그런 시행착오를 보고 듣거나 혹은 직접 겪으며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소중하고 실제적인 조언들을 던져 주고 있다.


이 책에는 어떤 내용이 있나


현대적 예배를 도입하려고 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1장에 있는 ‘예배 환경 조성하기’이다. 예배를 갱신하고 하려는 교회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예배 기획자가 그 교회에 어느 정도 기간 이상 출석하면서 교회의 구석 구속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음악적 재능이 있다고 열정이 있다고 해서 너무 젊은 사람을 책임자로 세웠다가 실패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이런 점을 소홀히 한 결과일 것이다. 또한 앞으로 드리고자 하는 예배의 모습과 그 의의를 교회의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공감과 공유가 없다면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없을 것이다. 이뿐 아니라 현대적 예배를 도입하려고 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기반이 필요하다. 음향 시설과 프리테이션 시설 및 악기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물론 이를 갖추기 위한 예산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환경이 갖추어 졌으면 그 다음으로 예배팀을 조직해야 한다. 예배팀에 필요한 자리를 정하고 거기에 합당한 사람을 오디션 과정을 통해 선발한다. 예배팀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자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음악적 재능과 전문성이 물론 필요하겠지만 뿐만 아니라 믿음과 영성이 있어야 하고 다른 팀원들과 잘 조율하고 리더의 인도를 따를 수 있는 품성도 함께 요구된다.


예배팀이 구성되었다면 그 다음으로 그 예배팀이 부르고 연주할 곡들을 선정해야 한다. 곡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먼저는 다양한 곡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그 이해는 크게 음악적인 면과 내용적인 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음악적인 면이라면 그 곡의 화성, 박자, 리듬, 장르 등을 말하는 것이며 내용적인 면이라면 가사가 담고 있는 신학과 주제, 방향 등을 말하는 것이다. 예배 인도자는 내용적으로 건전하고 균형이 잡혀 있으면서 음악적인 면에서도 예배곡으로 적합하고 아름다운 곡들을 선정해야 한다. 그렇게 선정되어 모아진 곡들의 집합이 그 교회에서 부르게 될 예배 레파토리가 될 것이다. 그 레파토리에 새로운 곡이 추가될 경우에 자연스럽게 교회에 흡수될 수 있도록 더욱 특별한 주의과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음 단계로 예배 기획하는 과정으로 들어가게 된다. 다양한 예배의 구조들이 존재하지만 말씀과 성찬을 중심으로 하는 의식적 예배, 설교의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주제 중심적 예배, 예배자의 반응을 중심으로 하는 경험적 예배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중에 어느 구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예배 기획은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이 세 가지 구조를 적절히 혼합한 예배를 드리는 방법이 있다. 어떤 예배 구조를 선택하든 한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일관된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배의 흐름이 만들어졌다면 찬양팀이 선곡된 곡들을 잘 소화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찬양팀

은 일반적으로 보컬, 하모니 보컬, 기타, 피아노, 베이스, 드럼, 관악기 및 현악기, 키보드 등으로 구성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많은 구성요소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일치된 방향을 나아가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베이스와 드럼은 서로 리듬을 긴밀히 맞추어야 하고 기타와 피아노는 서로를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보컬에 있어서도 남성과 여성의 균형과 조화, 멜로디와 하모니의 조화가 있어야 한다.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되 서로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찬양팀에서 찬송가는 홀대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찬송가는 교회에 축적된 찬양의 귀중한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현대적 예배와 찬송가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현대적 스타일로 편곡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찬송가의 가사를 잘 연구해 보아야 하며 그 찬송가에 잘 어울리는 그루브를 찾아내고 코드에 있어서도 현대적인 느낌과 어울리는 코드로 바꾸어 부를 필요가 있다. 거기에 몇 가지 음악적 장식만 덧붙인다면 아주 훌륭한 예배곡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을 것이다.


앞의 모든 과정이 잘 마무리되었다면 마지막으로 예배 전에 리허설을 하고 실제로 예배를 인도하는 과정만이 남아 있다. 리허설에서 가장 큰 실수는 예배 직전까지 리허설을 미루거나 장기적인 계획 없이 그때 그때 단기적으로 준비하기에 급급한 것이다. 미리 중장기 리허설 일정과 계획들을 세워두고 적절한 자료들을 준비한 후에 충분히 리허설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예배 당일에도 음향 상태를 비롯하여 사전에 체크해야 할 요소들이 많이 있다. 예배 인도 시에는 인도자와 팀이 그야말로 한 몸이 되어 움직일 수 있도록 서로 간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의 도래와 지구촌 시대를 맞이하여 앞으로 예배의 모습은 더욱 다양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예배에 있어서 음악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될 것이며 찬양 인도자의 역할 역시 점점 더 중요시될 것이다. 다음 세대는 신학, 제자도, 예술적 재능, 리더십이라는 측면에서 완성된 찬양 인도자를 기대하고 있다.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이 있다면


이 책은 정말 탁월한 책이다. 이만큼 폭 넓게 동시에 깊이 있게 그리고 실제적으로 예배의 문제를 다룬 책을 거의 만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런데 깊은 감명과 함께 몇 가지 아쉬운 점들도 느껴졌다.


첫째로 이 책의 내용을 소화하려면 일정 규모의 이상의 교회와 전문 음악 교육을 받은 사역자를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연 예배팀을 구성하기 위해 오디션을 볼 수 있는 교회가 얼마나 되며, 곡을 예배팀이 갖춘 악기들에 따라 편곡할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예배 인도자가 얼마나 될까? 한국 교회의 상황으로 가지고 와서 보면 대부분의 교회들이 규모가 매우 작은 교회들이다. 피아노 반주자 한 명이 없어서 반주기를 가지고 모든 예배의 찬송을 감당하는 교회들도 상당수가 있다. 현대적 예배 스타일로 예배드린다고 해도 다른 악기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기타 한 대만을 들고 예배 인도를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예배 인도자 역시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은 사람보다는 겨우 코드와 박자에 대한 이해를 하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보다 작은 규모의 교회에서 예배 갱신을 이루려고 할 때 필요한 실제적 지침을 전달할 수 있는 내용이 빈약하다는 점이 이 책의 아쉬운 점이다. 물론 중간 중간에 작은 교회들을 위한 제안들이 소개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내용이 단편적이다. 스스로 편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예배 인도팀이라 할지라도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그러나 풍성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 팁이나 아이디어 정도를 소개해 주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둘째로 현대적 예배를 지나치게 음악 중심으로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적 예배가 물론 새로운 예배 음악을 중심으로 갱신을 이루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음악이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할지라도 음악만으로 예배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배에는 설교와 기도와 같은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요소가 있으며 또한 현대적 예배 안에는 연극이나 영상, 춤, 이미지와 기호 등과 같은 음악 외적 요소들도 나름 한 구성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거의 대부분의 내용을 음악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어노인팅이나 예수전도단의 예배 실황 앨범을 보면 예배의 시작부터 끝까지 음악만으로 이어져 가는 예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예배는 컨퍼런스나 음반 제작용으로 기획된 매우 특별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들이다. 일반적으로 지역 교회에서 드려지는 예배 형태라고 볼 수 없다. 제목이 아트 오브 워십이라고 했다면 음악 외적인 예배 요소들이 다루어지거나 적어도 음악이 그런 요소들과 조화와 통일성을 이룰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제시들이 좀 더 다양하고 폭 넓게 소개되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셋째로 선곡할 때 주제의 전개와 흐름에 대한 내용이 빈약하다는 점이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곡과 곡 사이를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상당히 긴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조옮김을 하는 방법에 대해 상당히 자세히 기술되어 있어서 놀랐다. 그러나 실제로 소위 말하는 찬양 콘티를 짜려고 할 때 조가 서로 다른 곡들을 어떻게 부드럽게 연결하느냐 하는 문제 못지 않게 더욱 중요한 문제는 주제의 전개와 흐름을 어떻게 이어가느냐 하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20분 정도의 찬양 시간이 있다고 하면 보통 다섯 곡 정도를 부를 수 있다. 주제 상 연결과 흐름을 가지고 이 다섯 곡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하는 문제는 예배의 몰입도에 있어서 매우 큰 차이를 나타낸다. 어떤 예배에서는 여러 곡을 불렀지만 마치 한 곡의 노래를 부른 것과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반면에 어떤 예배에서는 각 노래가 전부 따로 따로 떨어져 있는 느낌을 줄 때가 있다. 그래서 선곡을 할 때 가사의 주제가 무엇인지, 곡의 분위기가 어떠한지, 회중적인지 개인적인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지 친밀감을 불러일으키는지 등의 문제를 깊이 살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 책에는 이런 내용상 곡의 흐름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문제에 대한 가이드는 별로 제시되어 있지 않고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매트 레드먼 같은 예배 인도자가 쓴 책들을 보면 예배의 음악적인 측면보다도 예배자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얻게 되는 경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예배 인도자는 음악적 소양과 더불어 신학적 소양을 갖추고 예배 중에 일어나는 일련의 내적 흐름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전제는 예배 인도자 자신이 하나님과의 임재와 친밀함을 맛보고 누려 본 체험이 될 것이다.


적용점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이런 몇 가지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통해서 얻게 된 유익과 적용점은 무엇일까?


첫째로는 예배는 사전에 철저하고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흔히 한국 교회에서는 설교는 전문가의 영역이며 사전에 철저한 훈련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인식되어 왔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예배 인도 혹은 찬양 인도는 비전문적인 영역,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정도로 치부되어 왔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예배를 준비한다는 것이 얼마나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며 철저하고 심도가 필요한 영역인가 하는 점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책 제목처럼 예배는 일종의 기술이면서 동시에 예술이다. 결코 하루 아침에 뚝딱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마 한국의 교회에서 현대적 예배를 도입하려다가 실패했던 경우가 바로 예배를 너무 안이하게 접근하고 준비 없이 덤비기만 했다는 점에서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얕은 인식이 다 사라진 것 같지는 않다. 당장 주변의 모습을 둘러 봐도 각 교회에서 인도자를 비롯하여 예배팀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개는 젊은 사람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마치 예배팀에 있는 것은 나이가 들어서는 할 일이 못 되는 것처럼 여기는 분위가 암묵적으로 형성된 듯 하다. 하지만 예배는 일종의 종합 예술이기 때문에 오히려 관록이 있는 예배 인도자가 더욱 더 필요하지 않겠는가? 백발의 노감독이 한 편의 뮤지컬을 기획하고 감독하듯이 우리 예배도 그런 백발의 예배 인도자가 나타날 때가 되지 않았겠는가?


둘째로 예배는 모든 면에서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하면 그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조화가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연기는 좋지만 각본이 엉망이라든지 촬영은 훌륭하지만 편집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든지 한다면 결코 좋은 영화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예배도 역시 모든 면에서 조화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이 책의 저자는 시종일관 바탕에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새 곡을 도입하되 옛 곡을 버리지 말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특별히 찬송가를 위한 한 장 전체를 할애하였다. 그러나 옛 방식 그대로가 아니라 새롭게 재해석되어진 방식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해 준다. 밴드 악기를 주된 구성으로 하면서도 관이나 현과 같은 악기들도 함께 어우러 질 수 있는 조언을 해 준다. 대개 새로운 운동에 열정적인 사람은 쉽게 급진적이고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성공보다는 깊은 상처를 남기고 반동에 빌미를 제공하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되기 십상이다. 예배는 특정 그룹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회중 전체를 위한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께 드려지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배 갱신은 조금 느리고 답답해 보일지라도 긴 호흡을 가지고 모든 면에서 조화와 균형을 추구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모던락 스타일의 현대적 경배곡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오래 된 찬송가나 단순해 보이는 복음 성가 중에도 얼마나 많은 좋은 곡들이 있는가? 재해석과 편곡을 통해서 그런 곡들이 담고 있는 이전에 알지 못했던 놀라운 세계를 재발견하게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셋째로 예배 인도자에겐 현대 대중 음악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동시대적 예배라는 것은 말 그대로 동시대의 음악으로부터 예배 음악에 그 형식과 스타일을 차용해 왔다는 말이다. 예배에 쓰이는 악기들은 대부분 록 밴드 음악의 악기들과 일치한다. 보컬의 발성과 창법은 성악이 아니라 팝 보컬의 발성과 창법과 다르지 않다. 노래의 형식이나 장르, 리듬 등은 대중음악의 그것과 같다. 새로운 노래가 알려지고 유통되고 공유되는 구조 역시 대중 음악이 기반을 두고 있는 음반 산업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예배팀 혹은 예배 인도자는 이런 것들에 대해 이해 없이 곡을 해석하고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에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교회에서는 이런 것에 관심을 두는 것 자체를 거룩하지 못한 일로 여겨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저자는 비틀즈의 음악을 연구해 보라고 권면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의 어떤 지도자들은 비틀즈의 음악은 마귀의 자식이 낳은 악의 도구쯤으로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으나 우리 나라에 현대적 예배 음악이 알려지기 시작했던 초창기에 분명히 반주는 밴드 음악으로 반주하고 있는데 보컬들의 창법과 발성은 성악 발성과 창법으로 불러서 매우 어색하고 이상한 음악들이 나온 적이 있었다. 이런 일들은 지금도 노래를 잘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받아 예배팀에 들어 온 사람들 중에서도 간혹 볼 수 있기도 하다. 설교를 잘 하려면 성경 주해를 잘 해야 한다고 하는 점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그런데 성경 주해를 잘 한다는 말은 곧 국어적 읽기를 잘 한다는 말 이외에 다른 말이 아니다. 결국 많은 문학 작품을 꼼꼼하게 읽어 본 사람이 성경 주해도 잘 하고 설교도 잘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설교를 잘 하려면 먼저 예이츠의 시나 황석영의 소설을 읽어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현대적 예배 혹은 동시대적 예배를 만들고 기획하는 사람들은 현대 대중 음악에 대한 기초적 소양 정도는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지금 없다면 배워서 갖추고 길러야 할 것이다. 만약 이 책에서 음악적 이슈를 다룬 부분들이 잘 이해되지 않고 너무 어렵다고 느껴졌다면 그 사람이 바로 예배팀을 섬기기에 아직 기본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점을 자각하고 공부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가는 말


마지막으로 이 책의 번역자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구석구석 번역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가 하는 점들이 느껴졌다. 단적인 예로 본문에 소개된 곡들 중에 한글로 번안된 곡인 경우는 일일이 한글곡의 제목까지 찾아서 번역을 하였고, 그렇지 않은 곡은 원곡의 제목을 그대로 소개하는 꼼꼼함이 돋보였다. 그 외에도 가급적 한국 교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 그대로 소개하려고 애를 썼고 음악적인 전문 용어도 어색하지 않게 잘 번역해 내었다. 아마도 그 이유가 현재 활발히 예배 사역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예수전도단 캠퍼스 워십팀과 강명식 음악사님이 번역하셨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앞으로 이런 좋은 책들이 실제로 예배 사역을 섬기고 있는 분들의 손을 거쳐 더욱 많이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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