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에스겔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리라

이창무 2015. 5.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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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리라

내가 그들에게 한 마음을 주고 그 속에 새 영을 주며 그 몸에서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어 내 율례를 따르며 내 규례를 지켜 행하게 하리니 그들은 내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리라 (에스겔 11:19,20)


싸이코패스라는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뜻하는 말인데 요즘에는 유영철과 같은 연쇄살인범을 칭하는 말로도 사용되곤 합니다. 그러나 싸이코패스 중에는 연쇄살인범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나 변호사와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얼마 전 개봉했던 ‘블라인드’라는 영화에서 범인이 의사이면서 연쇄 살인범이었으니까 딱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본의 아니게 스포일러가 되고 말았습니다만 영화 초반에 범인이 누구인지 다 나오기 때문에 영화 감상에 별 지장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싸이코패스의 가장 큰 특징이 무엇일까요? 심리학자들은 공통적으로 싸이코패스를 나타내주는 가장 뚜렷한 특징을 ‘공감능력의 상실’을 꼽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은 자기 옆에 누군가 아파하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자기 마음도 아프기 마련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누군가 큰 불행을 당하면 저것이 다 실제가 아니고 꾸며낸 것인줄 뻔히 알면서도 너무 불쌍해서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그러나 싸이코패스에게는 이런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기 때문에 심지어 살인을 저지르고도 마음에 가책을 느끼지 못합니다. 똑같은 싸이코패스라 할지라도 머리가 아주 똑똑한 싸이코패스는 계산을 해 보고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들은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고 모방하여 주위 사람들의 고통에 아파하는 모습을 연기하면서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우리 주위에 아주 정상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싸이코패스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제가 여름도 아닌데 좀 으스스한 싸이코패스 이야기를 꺼낸 것은 싸이코패스는 아니라도 우리에게도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능력이 과연 얼마나 될지 한번 생각해 보자는 뜻입니다. 혹시 내 옆에서 고통 하는 사람이 있는데도 무심했던 적이 있으십니까? 상대방 마음에 큰 상처를 주고도 왜 그 사람이 힘들어하는지 이해하지도 느끼지도 못했던 적이 있으십니까? 이런 마음의 상태를 오늘 말씀에서는 돌 같은 마음이라고 표현합니다. 돌 같은 마음은 다른 이의 마음을 헤아리거나 함께 느끼지 못합니다. 돌 같은 마음은 오직 나에게 득이 될까 실이 될까를 계산할 뿐 진정으로 다른 이을 위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돌 같은 마음은 자기 생각만 고집하면서 다른 이의 말을 들으려하지 않습니다. 돌 같은 마음은 상대방도 다 자기 같은 마음인줄로 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이를 신뢰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의심의 눈길을 보냅니다. 돌 같은 마음은 양심의 가책이나 죄로 인해 상하고 애통해 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돌 같은 마음은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고 웃어야 할 때 웃지 못합니다. 


돌 같은 마음의 반대는 무엇일까요?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입니다. 여기서 살은 저와 같은 뻣뻣한 아저씨 피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 딸 예나 같이 부드러운 아기 피부를 말합니다.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은 다른 이의 아픔을 함께 느끼면서 함께 아파합니다.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은 내가 귀한만큼 다른 이도 귀한 줄 알고 함께 잘 살아갈 길을 찾습니다.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은 때로 배신의 아픔을 겪는다 할지라도 먼저 믿어줍니다.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은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할 정도로 죄로 인해 상한 심정을 갖습니다.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은 울어야 할 때 울고 웃어야 할 때 웃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은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즐거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거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세상 누구보다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가지셨던 한 분을 알고 계신데 바로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무리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유리방황하는 것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외아들을 잃은 나인성 과부를 보시고 저를 긍휼히 여기셨습니다. 심판이 임박한 예루살렘을 먼 발치에서 보시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아픔과 고통을 마치 자신의 아픔과 고통인양 함께 느끼셨습니다. 또한 예수님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아시고 하나님의 뜻에 즐거이 순종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에 거역하거나 튕겨내는 법이 없으셨습니다. 이 예수님은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인간다운 인간, 참 사람이 어떤 모습의 사람인가를 우리에게 나타내셨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은 에스겔 선지자를 통해 우리에게 한 마음을 주시고 우리 속에 새 영을 주셔서 우리의 돌 같은 마음을 제거하시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돌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성령께서 오셔서 마음을 고치시면 누구나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 이는 우리가 예수님의 십자가에 나타난 복음을 들을 때 일어납니다. 십자가를 잘 보시면 망치처럼 생겼다는 생각이 떠오르시지 않습니까? 이 망치는 돌 같은 우리 마음을 깨뜨려 부수는 망치입니다. 하나님은 십자가라는 망치를 쓰셔서 죄와 반항심과 고집으로 굳을 대로 굳어져 버린 우리 마음을 부수어 아기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만들어 내십니다. 주님께서 성령으로 우리 마음을 새롭게 하사 우리의 돌 같은 마음이 제거되고 예수님 닮은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을 갖게 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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