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이사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창무 2015. 5. 1. 02:35
반응형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 (이사야 43:18,19)


저에게는 두 명의 남동생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저와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바로 아래 동생은 계란을 먹지 못합니다. 계란 프라이나 삶은 달걀은 물론이고 계란이 들어 간 계란국이나 볶음밥도 잘 먹지 못합니다. 그러나 사실 어릴 적 제 동생은 계란을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어느날 엄마가 계란을 삶아 주셨는데 제 동생이 좋아하는 계란이 나왔다고 신나게 흡입을 했습니다. 그날 밤에 동생은 계란 먹은 것어 얹쳐서 배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제대로 탈이 나서 밤새도록 한 숨을 못 자고 토하고 또 토했습니다. 아침에 동생 얼굴을 보니 흔히 하는 말로 얼굴이 반쪽이 되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실감이 났습니다. 이후로 동생은 계란만 보면 기겁을 하고 쳐다보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합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체질적인 문제가 아니므로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지만, 생각의 문제 이전에 계란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제 아내는 충남 부여군 세도면 장산리가 고향인데 어릴 적 동네에서 공부 잘 하는 아이가 유명했다고 합니다. 집 근처 중학교에 다니기까지 그 명성은 지속되었습니다. 고등학교를 당시 충남의 명문 공주사대부고로 진학하였습니다. 공주사대부고에 와 보니 충청도에서 공부 잘 한다는 하는 아이는 다 모여 있었습니다. 첫 시험을 보았는데 등수가 반에서 하위권이었습니다. 평생 한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등수를 보고 아내는 망연자실하였다고 합니다. 고향 마을을 주름 잡던 시골 소녀가 도회지로 나왔다가 제대로 한 방을 먹은 것입니다. 이후로 고등학교 내내 방황을 했다고 합니다. 가수 이선희의 노래처럼 ‘아 옛날이여 그런 시절 다시 올 수 없나’를 부르며 화려했던 지난 시절을 추억해 보았지만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는 과거에 대한 좋은 기억도 있고 나쁜 기억도 있습니다. 그 기억이 그냥 과거에 대한 기억으로 끝나지 않고 현재의 삶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에 영향을 끼치곤 합니다. 제 동생은 계란에 대한 나쁜 기억 때문에 지금도 계란을 먹지 못합니다. 제 아내는 어린 시절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칭찬 받은 좋은 기억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을 방황했습니다. 뭔가를 하려고 하다가도 과거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으면 힘이 쭉 빠져 버립니다. 내 주제에 무슨 큰 일을 하겠어 하면서 주저앉고 맙니다. 과거에 성공한 경험이 있으면 그 경험에 매여서 새로운 일에 대해서는 냉담하게 되기 쉽습니다. 한때 잘 나가던 기업들이 망하게 되는 이유도 이렇게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여 변화하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감각을 잃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은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하십니다. 과거의 내 경험과 비슷한 상황을 만나게 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과거에 일어났던 유사한 일이 현재에도 일어날 것처럼 여기기 쉽습니다.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이번에도 실패할 것 같고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 보면 더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과거가 현재 인생의 굴레가 되어 한계를 만들어 버리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운명이나 숙명으로 부릅니다. 나쁜 기억 뿐 아니라 좋은 기억도 나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과거는 이미 흘러가 버렸고 그 과거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대신에 하나님께서 지금 그리고 앞으로 삶에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일을 일으키시고자 계획하고 계십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지 못하겠느냐 반드시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 보라! 이 말씀은 이제 주목해 보라는 말입니다. 과거를 회고하면서 뒤를 돌아보던 눈으로 이제 똑 바로 앞을 향해 돌리라는 뜻입니다. 이제 어디를 주목해야 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앞으로 행하실 새 일을 주목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일을 우리 인생 가운데 행하고자 계획하고 계십니다. 그 일이 아주 먼 훗날이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이제 나타낼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곧 멀지 않은 장래에 그 일을 보여주시겠다는 약속입니다. 그 새 일을 거친 광야에 길이 생기고 메마른 사막에 강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죽을 고생을 했던 기억을 남긴 그 광야에서 목말라 쓰러질 것 같았던 그 사막에서 새로운 역사가 창조됩니다. 


전도서에서 솔로몬은 해 아래에 새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해 아래서 라는 말은 곧 인간 세상 속에서는 이라는 뜻입니다. 인간 세상에 진정 새 것은 없습니다. 새 것인줄 알고 보았더니 예전에 다 있던 것입니다. 새 것인 줄 알고 열광 했더니 이미 있던 것의 포장 만 바꾼 것일 뿐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해 위에는 새 것입니다. 해 위에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는 진정으로 새로운 일을 이루십니다. 그 새 일 중에 가장 큰 새 일은 우리를 과거의 죄와 교만으로부터 구원하셔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게 하시는 것입니다.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요 진홍 같이 붉을지라도 양털 같이 희게 되리라” (이사야 1:18)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후 5:17) 세리 마태는 성 마태가 되었고 핍박자 바울은 사랑의 사도가 되었으며 안티기독교인이었던 저는 목자가 되었습니다. 우리 과거의 죄와 아픔과 상처와 실패를 다 깨끗하게 지워버리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앞으로 이루실 새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고 설레입니다. 이제 나쁜 일이든 좋은 일이든 과거는 생각하지 않도록 합시다. 대신 하나님께서 앞으로 우리 삶에 이루실 놀랍고 새로운 일을 기대하고 소망하며 바라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반응형

'설교 > 이사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천히 흐르는 실로아의 물  (0) 2022.04.23
성벽 위에 파수꾼  (0) 2015.12.17
날카로운 칼, 갈고 닦은 화살  (0) 2015.06.18
새 힘을 얻으리니  (0) 2015.05.01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0) 2015.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