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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커스 예배 참관기
    신학/실천신학 2015.06.16 17:17


    마커스 예배 참관기


    2013년 6월 3일


    요즘 마커스가 대세라고 한다. 마커스의 새 앨범이 나오면 CCM 챠트의 상위권을 모조리 마커스가 다 차지하는 일은 일종의 연례 행사처럼 되어 버렸다. 마커스 예배 동영상이 다른 워십팀의 동영상 조회수를 압도하는 일도 목격된다. 마커스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 특별함이 무엇인지 직접 몸으로 체험해 보기 위해 나는 목요일 오후 수업이 끝난 후 동기들 두 명과 함께 마커스 예배가 열리는 해오름 교회를 향했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막 6시 정도가 된 시간이었다. 예배는 저녁 7시 반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해오름 교회는 화면으로 볼 때에 비해 작아 보였다.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조금 늦게 오면 본당에 들어오지 못하고 비디오를 예배 실황을 봐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조금 더 규모가 큰 교회로 장소를 옮길만도 한데 아마도 예배팀과 회중 사이에 직접적인 만남을 유지하려고 하는 마커스의 의도가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보았다. 회중석에는 역시 예상했던대로 젊은이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해서 조금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고 그 중에 물론 나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든 분들이 이 예배에 온다면 대부분 어색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설교 시간에도 설교자가 그 대상이 청년들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 설교를 했다. 여기서 나는 특정 연령층에 포커스를 둔 예배가 과연 바람직한 예배인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장단점이 있다고 밖에는 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젊은이에게 분명한 촛점이 있기 때문에 다른 예배에서는 볼 수 없는 활력이 넘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는 마커스 예배가 젊은이들만이 향유하고 누리는 그들만의 문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교회의 본질이 본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하나가 되는 공동체인데 예배에서부터 일종의 편가르기가 될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에 너무 좋은 예배임을 인정하면서 한 편에는 찜찜함을 지울 수 없었다. 


    마커스 예배의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찬양이다. 찬양팀은 찬양을 인도하는 여성 인도자 한 분과 5명의 여성 보컬 그리고 한 명의 남성 보컬, 드럼, 일렉 기타, 베이스 기타, 퍼스트 키보드, 세컨 키보드로 구성되어 있었다. 5명의 여성 보컬 중 두 명 정도가 앨토 싱어인 것으로 보였고 한 명의 남성 보컬은 테너 파트를 맡고 있었다. 마커스 찬양의 힘은 보컬의 힘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인도자를 포함하여 모든 7명의 목소리가 마치 한 사람의 목소리인 것처럼 서로 잘 어울리고 꽉 찬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도 여러 찬양팀의 노래들을 들어봤지만 이 점에 있어서만큼은 마커스를 능가할 팀은 없어 보인다. 다만 보컬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너무 여성 보컬만 있어서 남성 보컬이 가지는 힘이나 중후함을 느끼기는 어렵다는 점이었다. 대신 중후한 알토 보컬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었다. 또한 세션의 연주 실력이 수준급이었다. 그중에서도 일렉 기타는 탁월하게 돋보였다. 사실 교회에서 밴드 구성원들을 모집할 때 가장 힘든 자리가 일렉 기타이다. 어설프게 배운 사람이 일렉을 맡게 되면 오히려 없느니보다 못한 경우가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보컬과 세션 모두가 전체적으로 꽉 찬 느낌을 주었다. 마커스야말로 가장 모범적인 예배팀의 구성이 아닐까 싶었다. 


    찬양곡들 중에 혹시 내가 잘 모르는 곡들이 많으면 안 되는데 하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예배가 시작된 이후 부른 대부분의 곡들은 내가 이미 다 알고 있던 곡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쉽게 예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젋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배라서 그런지 확실히 빠른 곡들의 선곡이 많았다. 장년층들에게는 조금은 호흡이 가쁘고 정신이 없다라고 느껴질 수도 있는 선곡이었다. 선곡에 있어서 주제별 흐름, 코드의 흐름, 그리고 빠르고 느린 곡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특별히 조 옮김을 자주 사용하는 것으로 보였다. 조옮김을 하거나 빠르기를 바꾸거나 할 때마다 인도자가 세션에서 뭔가 신호를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전에 약속된 무언의 체계가 있는 듯 싶었다. 사실 예배 실황 영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부분이었는데 막상 현장에 와서 보니 이런 디테일한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예배자들은 예배에 몰입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는 잡아내지 못한 것 같았다.


    사실 마커스 예배에서 내게 가장 남는 것은 설교였다. 마커스 예배의 단골 설교자이신 김남국 목사님의 설교였다. 김남국 목사님의 설교 특징은 소위 말하는 호통 치시는 설교인데 이 날 설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젊은이들을 책망하고 꾸짖는 설교였지만 기분 나쁘게 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만큼 큰 기대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함께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앞자리에 앉아서 김남국 목사님이 호통을 치실 때마다 목덜미에 핏줄이 서는 모습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요즘 한국 교회 상황이 참으로 암담해 보이지만 그래도 이런 예배에 와서 이와 같은 설교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청년들이 많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의 씨앗을 볼 수 있었다. 김남국 목사님의 설교 내용도 파격적이지만 형식도 파격적인 면이 있었다. 설교단이 분명히 중앙 상단에 있었지만 목사님은 그 위에 올라가지 않으셨다. 설교단 아래 작은 단에서 설교를 하셨다. 또한 복장도 양복이나 넥타이를 하지 않으신 차림이었다. 편안하고 권위적이지 않은 느낌이었다. 


    전체 예배는 특별한 예전이 없었다. 그 흔한 대표 기도조차 없었다. 사회자도 없고 신경이나 주기도문 암송도 없었다. 다만 헌금 시간과 축도 시간은 있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비예전적인 예배라는 느낌은 확실히 들었다.  그러나 비예전적이라고 해서 즉흥성이 있는 예배는 아니었다. 예배 전체의 시나리오는 정교하게 짜여져 있는 느낌이었다. 지루하거나 딱딱한 느낌을 주지 않는 예배라고 할 수 있었고, 기독교 문화 배경이 없는 사람이 참여한다 해도 크게 어색함을 느끼지 않을 예배라고 할 수 있었다. 사회자가 없는 대신 전면 상단에 놓인 스크린이 사회자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스크린이 현재 순서가 어떤 순서임을 자세히 알려 주고 있었고 많은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간격을 좁혀 앉아 달라는 안내까지 하고 있었다. 대표 기도는 없었지만 기도 시간은 있었다. 온 회중들이 함께 참여하는 기도였다. 전반적으로 활력이 넘치면서도 질서가 잡힌 예배였다고 평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커스 예배가 지역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와 가장 큰 차이라고 느껴진 부분은 회중의 참여도였다. 대부분의 찬양 시간은 일어나서 찬양을 드렸다. 손을 들거나 박수를 치거나 하는 온 몸으로 표현하는 경배의 표현들이 풍부하였다. 나도 처음에는 쑥스러워 했지만 모두가 적극적으로 몸짓을 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어 내내 손을 들거나 뛰면서 찬양을 드렸다. 청중의 적극적인 반응은 찬양 시간 뿐이 아니었다. 설교 시간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소리 역시 우렁찼다. 내가 속한 지역 교회는 여타 다른 교회에 비해서도 손을 들거나 뛰거나 하는 찬양에 익숙하지 않다. 마커스 예배와 비교해 보면 천양지차이다. 물론 신체로 나타내는 외적 경배의 표현들이 그 사람의 경건의 실체를 보증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마음 속에 열정과 경배가 있다면 이를 적합한 신체적 언어로 풀어내는 것 역시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마커스 예배에서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점은 주변 지역 사회를 배려하는 예배였다는 점이다. 마커스 예배가 드려지는 해오름 교회에서부터 2호선 낙성대역으로 내려가는 길은 폭이 협소했다. 예배가 끝나자 교회 밖에서부터 전철역 입구까지 마커스 관계자들이 경광등을 들고 나와서 한줄로 서서 내려가도록 유도하였다. 예배가 끝나자 마자 수많은 예배 참여자들이 한꺼번에 전철역을 향해 내려가게 되면 역에서 올라와 집으로 가려는 지역 주민들이 불편해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이 섬세한 배려에 감동을 받았다. 예배자들이 조금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이토록 신경 써 주는 모습이야말로 교회 공동체가 가져야 할 모습이 아닌가 싶었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마커스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 중에 혹시 나처럼 신학대학원에 들어오게 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그들이 가진 신앙의 열정이나 예배에 대한 사모함을 볼 때 꽤 많은 사람들이 신대원을 지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날 설교에서 김남국 목사님은 기독 청년들이 사회 곳곳으로 침투해 들어가 그곳에서 복음적인 삶을 살아낼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셨다. 마커스 예배는 분명 청년들에게 어필하고 호소하는 좋은 예배였다. 그러나 그 예배는 예배 안에서의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예배를 마친 젊은이들이 이 예배에서 만난 하나님과의 체험들을 들고 세상 속으로 들어가서 거기에서 소금이 되고 빛이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마치 예배가 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에 한 순간의 자극제처럼 기능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참된 예배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마커스의 모습을 지켜 와 본 바로는 이런 고민을 누구보다도 깊이 하는 사람들이 마커스 자신인 것 같다. 마커스 예배가 이 시대 청년들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 그분의 음성을 듣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일에 귀하게 쓰임 받는 예배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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