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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및 나눔/단상 78

말의 진정성과 권위

요즘 저는 카카오톡을 통해 여기저기서 동영상 링크를 많이 받아보고 있습니다. 때로는 동영상이 아니라 글을 받기도 했습니다. 주로 그 내용은 어떤 목사님의 설교, 어떤 교수님의 강연, 어떤 분의 간증 등이었습니다. 이런 동영상이나 글을 보내시는 분의 마음을 참 고맙게 느끼고 있습니다. 대부분 본인이 받은 은혜가 있고 감동이 있어서 혼자만 누리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공유를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번거로울 수도 있는데 퍼서 나르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면 그분의 열정에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보통 공유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답장을 보내 드립니다. 실제로 그런 설교나 강연을 통해 여러 가지 면에서 영적인 유익을 얻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전부 다는 아니지만 가끔 어떤 동영상을 보거나 글을 읽고..

기대하지 말고 기도하자

인간은 죄인이기 때문에 죄를 범하게 되어 있습니다. 경사진 언덕 위에 공을 올려놓으면 저절로 아래로 굴러 내려가듯이 인간은 하나님의 은총이 개입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죄를 향해 굴러 떨어집니다. 제가 성경을 잘 모를 때는 이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늘 사람에 대해서 기대를 걸었습니다. 그 결과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습니다. 기대를 둔 만큼 상처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사람에게 요구하고 윽박지르고, 좌절하면 분노와 정죄로 갚아 주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실망을 주었던 사람이 누구일까요? 바로 제 자신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엇을 상상하든 늘 상상했던 것 이하의 제 자신을 만났습니다. 여기가 내 바닥인가 싶으면 꼭 다음에 더 깊은 바닥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종교 개혁자들은 이 사실..

어떻게 말과 경주를 할 수 있겠느냐

새해가 되면 여러 회사에서 시무식을 합니다. 제가 다녔던 한 벤처 회사의 시무식은 좀 특별했습니다. 사장님이 마라톤을 너무 좋아하시는 바람에 직원 전체가 마라톤으로 시무식을 했습니다. 얼마나 특이했는지 MBC 뉴스에서 취재를 나올 정도였습니다. 살 속으로 파고드는 강바람이 부는 여의도에서 12 킬로미터 정도를 달렸습니다. 추워서 얼굴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안 하던 마라톤을 하자니 금방 다리가 풀리는 바람에 고생하다가 겨우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달리기를 하고 있을 때 어떤 말을 듣고 싶을까요? ‘너무 힘들지?’ ‘얼마나 힘들어?’ ‘힘들면 포기해도 괜찮아.’ 이런 위로의 말을 듣고 싶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예레미야 12장 5절에서 경주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만일 ..

전염병 같은 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라는 인류학자는 '총, 균, 쇠'라는 책에서 인간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균' 곧 전염병이라고 했습니다. 중세 말에 유럽에 페스트가 창궐하여 유럽 인구의 삼분의 일이 죽었습니다. 이 페스트가 유럽 역사를 중세에서 근대로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몇 해 전 우리나라도 메르스 바이러스 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습니다. 전염병의 전파력과 영향력은 정말 무시무시합니다. 사도행전 24장에 보면 대제사장 아나니아와 장로들과 변호사 더둘로가 총독 벨릭스에게 바울을 고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더둘로는 억 대의 수임료를 주지 않으면 데려올 수 없는 특급 변호사였습니다. 대제사장이 바울을 보내버리려고 작정을 하고 단단히 벼르고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둘로는 ..

부족한 기도라 할지라도

기도와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예화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시골에 가뭄이 들어 많은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교회에 모여 비를 주시도록 특별 기도회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기도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정말로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잠시 후 장대비가 주룩주룩 쏟아졌습니다. 어른들은 기뻐하면서도 이제 어떻게 집에 가냐고 걱정을 했습니다. 이때 작은 꼬마 아이 하나가 혼자서 우산을 펴면서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저씨들은 왜 비를 주시도록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우산을 준비해 오지 않으셨어요?" 모든 어른들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시골의 어른들은 열심히 기도하면서도 정말 하나님께서 기도한 대로 이루실 줄은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온전한 믿음이라고 부를..

무엇을 보고 계십니까?

사자성어 중에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어떤 물건을 보면 갖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는 말입니다. 단순한 말이지만 살면서 우리는 이 말이 참 맞는 말이구나 싶은 경험을 많이 해 보았습니다. 보통 대형 마트에 가기 전에 이번에 구입해야 할 물건 목록을 미리 생각하고 갑니다. 그런데 막상 집에 올 때 보면 사기로 했던 품목 외에도 훨씬 더 많은 물건들을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 아닌가요? 뒤늦게 영수증에 찍힌 금액을 보면서 후회를 해 보지만 이미 소용없는 일입니다.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가 하면 우리가 그 물건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안 보일 때가 필요가 없었는데 보고 나면 달라집니다. 보고 나면 저 물건이 꼭 필요해 보이고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처럼 보는 것과 욕망하는 것..

잘 보이십니까?

얼마 전 건강검진을 하러 갔는데 시력검사를 했습니다. 다행히 시력은 아직까지 괜찮은 것 같습니다. 주변 제 또래 분들은 대부분 노안이 왔는데 저에겐 아직 안 왔습니다. 하지만 정말 제 눈은 다 괜찮은 것일까요? 사람에게는 두 종류의 눈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들의 얼굴에 달려 있는 육신의 눈입니다. 이 눈으로 외부 세계를 관찰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과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이 육신의 눈은 크기에 아주 민감합니다. 큰 것을 보면 기가 죽고 작은 것을 보면 업신여깁니다. 이것은 거의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그래서 어떤 동물들은 적을 만나면 최대한 자기 몸을 부풀려서 위협을 가하는 행동을 한다고 합니다. 사탄은 바로 이런 인간의 심리를 이용합니다. 계시록에 보면 하나님을 대적하는 이 세상을 상징하는 바..

열매 맺는 나무로 키우시는 주의 이슬 같은 은혜

제 주변에 인터넷 게시판 아이디로 '사랑나무', '뿌리깊은나무' 등 무슨 무슨 나무라고 쓰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이를 볼때 사람들은 나무와 같은 인생 살기를 사모하는 것 같습니다. 나무는 자라서 탐스러운 열매를 제공합니다. 가을의 사과와 배, 그리고 겨울의 귤 모두 다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들입니다. 봄에 피는 진달래와 철쭉을 보면 마음이 설렙니다. 또한 그 꽃에서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향기가 납니다. 라일락 향기, 복사꽃 향기를 맡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 여름철에는 시원한 나무 그늘을 제공해 줍니다. 깊이 내린 뿌리 덕분에 홍수나 산사태를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겨울에는 나무가 있어야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트리 없는 크리스마스 섭섭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나무가 울창한 ..

거절을 통과한 믿음

창세기 4장에 보면 가인과 아벨이 제사 드리는 모습이 나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벨의 제사는 받으셨는데 가인의 제사는 받지 않으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이 왜 아벨의 제사는 수용하시고 가인의 제사를 거절하셨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그 이유를 찾으려 애를 씁니다. 어떤 사람은 가인이 좋은 것을 먼저 갖고 남는 것으로 드렸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는 하나님이 피 흘려 양을 잡아서 드렸기 때문에 아벨의 제사를 더 좋아하시고 곡식으로 드린 가인의 제사는 못마땅하게 여겼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견해가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확실한 답을 찾을 길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문이 확실한 이유를 말씀해 주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치 성경이 우리에게 이유를 알 필요가 없다고 말하..

그를 가만 두어라

2년 전인 2015년 6월 15일에 엘리자베스 엘리엇 여사가 88세를 일기로 소천하셨습니다. 엘리엇 여사의 남편 짐 엘리엇은 남미 에콰도르에서 마지막 '식인 부족'인 아우카 부족에게 복음을 전하다가 28세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때 타임지는 이 사건을 10 페이지에 걸쳐 다루었는데 기사의 제목은 ‘이것이 무슨 낭비인가’였습니다. 이 타임지의 제목은 요한복음 12장에서 가롯 유다가 향유를 부은 마리아에게 했던 말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 향유를 어찌하여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지 아니하였느냐?” (속으로는 “부을거면 바닥에 비닐이라도 깔고 부을 것이지 아깝구만. 아까워.”) 타임지와 유다의 말은 지극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마리아에게 다른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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