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마태복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창무 2015. 5. 1.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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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미팅 나눔 #1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마태복음 4:4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라 하였느니라 하시니


런치 미팅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영어 단어 ‘런치’의 어원을 혹시 아십니까? 런치라는 말은 작은 고기 한 덩어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즉 적은 양으로 간단히 먹는 식사라는 뜻입니다. 우리 말에 있는 점심이라는 말도 비슷한 어원을 같고 있습니다. 점심은 한자로 점 점, 마음 심인데 예전에 불교 승려들이 수도를 하다가 시장할 때 마음에 점을 찍듯이 간단히 먹은 식사를 일컫는 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낮은 열심히 일을 해야 할 시간이기 때문에 간단히 시장기를 없애는 수준에서 먹는 식사가 점심 즉 런치입니다. 제가 미국에 가서 잠깐 동안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있는 직원들은 우리 나라 사람들보다 일찍 퇴근하되 근무 시간에 일에 대한 집중도가 아주 높았습니다. 또 대부분 아예 점심 시간을 따로 갖지 않고 샌드위치를 사 와서 자기 자리에서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무리 일에 집중하더라도 시장기는 일단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점심 때가 되면 늘 배가 고픕니다. 특히 아침을 먹지 않고 사람들은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배가 고프면 사람이 어떻게 됩니까? 기운이 없어서 힘도 못 쓰고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제가 팀장으로 있던 팀의 한 여직원은 평소에는 상냥한데 배가 고프면 갑자기 별 것도 아닌 일에 짜증을 내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식사 시간이 임박한 시점에는 그 팀원에게 새로운 일을 맡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군대에서는 이상하게도 항상 배가 고픕니다. 학교에서 심오한 미분 방정식을 풀던 공대생도 인생을 논하던 철학과 학생에 일단 군대에 오면 먹고 싶다 자고 싶다 두 가지 생각만 줄창 하게 됩니다. 심지어 제대 후에 예비군복만 입어도 배가 고픕니다. 우리 선조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배가 고플 때는 일단 먹어야 합니다. 회의를 길게 하다보면 누군가 한 명은 꼭 ‘밥 먹고 합시다’ 이렇게 외치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그러면 그 옆에 있던 사람이 ‘이것도 다 먹자고 하는 짓인데..’ 이렇게 또 한 마디를 덧붙입니다. 밥 먹으러갈 때는 발걸음도 빨라집니다. 헝그리 정신이란 말이 있는데 헝그리할 때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정말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밥을 먹고 나면 어떻습니까? 밥을 먹으면 포만감, 만족감을 느낍니다. 힘이 나고 기쁨이 생깁니다. 밥을 먹고 나면 사람이 너그러워지고 여유가 생깁니다. 아까 말씀드린 그 팀원도 밥을 먹고 나면 다시 원래의 상냥한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사람에게는 이렇게 떡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은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에 대부분 동감을 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떡을 먹고 배부른 것으로만 만족할 사람은 없습니다. 짐승은 그럴 수 있지만 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 떡을 먹고 배부른 사람은 그 다음에 정신적인 만족을 줄 대상을 찾습니다. 영화를 보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음악을 듣고 심취하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이 영화가 고프다 라는 표현을 쓴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찾듯이 정신 세계도 만족 줄 것을 찾습니다. 저는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시내에 있는 대형 서점에 가면 마치 잘 차려진 뷔페 식당에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인터넷 서점에서 거의 사지 않습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사는 것이 책값이 더 저렴하고 가짓수도 훨씬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눈으로 훝어 보는 그 즐거움과 봉투에 가득 담아 집으로 들고 오는 그 뿌듯함을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이런 정신적인 만족만으로 다 만족이 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다른 짐승들처럼 흙으로 지으셨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생기를 불어 넣으셨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인간 사회가 있는 곳은 미개한 사회나 문명이 발달한 사회나 어디를 막론하고 종교가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줍니다. 영혼의 양식을 먹지 못하면 배도 부르고 문화 생활을 잘 향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허함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영적인 만족을 줄 것을 찾습니다. 종교를 갖기도 하고 설령 종교가 없다 하더라도 사실상 종교의 역할을 대신할만한 그 어떤 것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오늘날 유행하고 있는 뉴에이지 운동, 자기 계발 서적이나 처세술, 특정인에 대한 광적인 숭배 같은 것들이 바로 그런 것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종교나 종교의 대용품들이 우리 영혼을 제대로 채워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이런 것들은 진짜가 아니라 진짜를 모방한 짝퉁에 불과한 것들입니다. 짝퉁의 천국인 중국에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계란이 팔리고 있는데 모양과 감촉은 물론이요 그 맛까지 진짜 계란하고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짝퉁에다 불량인 영혼의 양식을 계속 섭취하게 되면 만족을 누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영혼의 건강함마저 해치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은 우리 영혼의 참된 양식이 무엇인지 알려 주십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먹으면 영혼이 소생합니다. 영혼이 만족감을 누립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먹으면 기쁨이 생깁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말씀이 송이꿀보다도 더 달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신 후에 만난 제자들에게 내게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양식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 무리들이 예수님이 떡을 안 주신다고 불평하고 떠나갈 때 제자들을 향해 던지신 너희도 가려느냐는 예수님의 질문에 베드로는 ‘영생의 말씀이 계시오매 우리가 뉘게로 가오리까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어거스틴은 우리에게는 하나님으로만 채울 수 있는 빈 공간이 있다고 했으며 아모스 선지자는 너희가 주림은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이 없는 기갈이라고 했습니다. 내 영혼의 공허함과 허전함을 어디에서 채울 수 있습니까? 내 인생의 만족과 기쁨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바로 하나님의 입에서 나온 그 말씀 즉 성경 속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씀이 고프다 이런 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말씀이 고픈 여러분을 위해 성경 선생이신 목자님들이 잘 요리된 말씀을 매주 먹여주실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고 계십니다. 가을은 천고 마비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 하였는데 우리 모두 이번 가을에는 하나님의 양식을 마음껏 먹고 영혼이 포동 포동 살 찌는 계절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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