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성경신학

성경의 산문에 관한 해석학적 일반 법칙

이창무 2016. 12. 1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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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 저자들은 독자에게 성경이 쉽게 이해되길 바라고 저술했다. 그러므로 성경은 언어 전달의 체계나 관례를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나 성경이 기록되었던 당시와 현재는 사뭇 거리가 있으므로 이 일이 쉽지만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몇 가지 해석학적 제안들이 제시되었다.

문학적 문맥

해석의 기본은 해석이 문맥과 일치하는가 여부이다. 왜 문학적 문맥이 중요한가? 

첫째로 문맥은 사고의 흐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사고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앞에 있는 사고로부터 이어져서 도출되어지기 마련이다. 문맥에서 본문을 분리시키는 것은 이런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을 벗어가게 만들며 필경은 저자가 의도했던 의미에서 탈선하기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문맥은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본래 단어는 여러 개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단어는 항상 문맥 속에서 그 단어가 지시하려고 했던 정확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셋째로 문맥이 단락들 내에서 올바른 관계를 보여 주기 때문이다. 성경 저자들이 자신의 저작을 독자들이 어떻게 읽기를 기대했을까? 답은 ‘자신의 책을 독자가 전체적으로 읽기를 원했다’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도 저자의 의도의 맞게 한 권의 책을 전체적으로 읽을 때 각 단락의 의미들 또한 저자의 의도에 맞게 해석이 가능해진다.

문맥과 관련된 해석학의 원리들이 세 가지 있다.

첫째는 각 진술이 문맥 내 자연스러운 의미를 갖도록 해석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각 부분의 해석은 저작물 전체의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둘째는 문맥과 관계 없이 본문을 해석하는 것은 본문을 오용하는 행위이므로 피해야 할 일이다. 특히 이런 일은 다른 성경 구절을 인용할 경우 발생하기 쉬운데 인용하려고 하는 의도가 원래 본문의 문맥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해석할 본문의 길이가 짧을수록 잘못된 해석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여기서 본문이 길어야 좋다는 뜻은 아니다. 본문이 짧더라도 그 본문이 이웃하고 있는 인접 문맥 그리고 책 전체에서 연관된 의미를 함께 고려해서 해석해야 오류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맥 연구에는 다음과 같은 범주들이 있다.

첫째, 인접 문맥. 인접 문맥이란 연구해야 할 본문의 바로 앞 뒤에 있는 문맥으로 본문 해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접 문맥에 대한 연구는 주제와 구조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진행한다. 앞 뒤 문맥이 주제를 정하고 본문의 주제에 접근하게 되면 인접 문맥의 주제가 본문의 단어나 구, 절과 문장들의 의미를 규정해 줄 수 있게 된다. 또한 인접 문맥과 본문 사이의 구조를 분석해 보게 되면 저자의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과 논리적 연결 관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눈 여겨 보아야 할 부분은 단락과 단락 사이의 접속사로 통해 드러난 관계나 주제의 흐름, 문학적 장르 상의 특징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간혹 문맥 상 동떨어진 흐름이 나타나곤 하는데 이를 비약 혹은 심리적 전이라고 부른다. 문맥 상 돌출되어 보이는 이런 부분들도 저자의 사고의 흐름 속에서는 연관 관계가 있으리라는 가정 하에 해석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드물지만 문맥이 돌발적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때 무리한 해석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 책 전체의 문학적 문맥. 책 전체에서 문맥을 조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책의 목적이나 주제를 확인해야 하는데 어떤 경우는 책 내용 자체에 명시적이나 어떤 경우에는 추론에 의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음으로 책의 기본적인 개요나 윤곽을 잡게 되면 저자가 가진 사고와 논리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책 내에서 동일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병행 구절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성경 전체의 문맥. 성경 전체 내에서 문맥을 고려할 때는 다음 세 가지를 살펴 보아야 한다. 먼저는 동일한 저자가 쓴 다른 책들에게 나타나는 병행 구절들이다. 다음으로는 동일한 신약 혹은 동일한 구약 내에 있는 다른 저자가 쓴 책들에 있는 병행 구절들이다. 마지막으로는 다른 성경에 있는 자자들이 쓴 책들에 있는 병행 구절들이다. 이 순서대로 해석에 있어서 중요성이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 문화적 배경

바른 해석은 성경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일치하는 해석이다. 왜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중요한가?

첫째로 올바른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저자와 수신자들이 공통 분모로 가지고 있던 시각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며 그런 시각은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이해함으로 얻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성경의 저자와 수신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고 방식을 이해함으로써 오독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이 사고 방식은 역사와 문화적 상황으로부터 유래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로 해석자가 현대의 상황에 본문의 의미를 적절히 상황화하기 위해서는 기록 당시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역사적-문화적 해석을 위한 원리들을 살펴 보자.

첫째로 해석자는 본문을 원래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일치되도록 해석해야 한다. 성경 시대 사람들이 우리 시대 사람들만큼의 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 시대 사람들이 가진 세계관이나 경험에 근거해서 기술된 내용은 그 시대의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둘째로 성경의 메시지가 갖고 있는 본래적인 충격을 다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성경의 처음 독자들이 저자의 메시지에 어떻게 어느 정도로 반응했을까 하는 것을 그 당시 시대적 배경에 비추어 이해하고 이를 다시 현대의 독자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셋째로 성경을 우리 시대의 언어로 표현하되 성경 시대 당시의 의미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여야 한다. 성경 시대의 언어가 낯설게 다가올 때 이를 현대적인 용어로 바꾸거나 풀어 설명하는 일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이 원래 본문이 가졌던 의미를 평가절하하거나 손상시키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성경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연구하는 것은 다음 두 개의 연구를 포함한다.

첫째로 책의 일반적인 배경을 탐구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속하는 것이 흔히 각 권의 개론이나 소개에 등장하는 것으로서 저자와 편집자 혹은 기록자, 수신자들, 저작 시기에 관한 연구들이다.

둘째로 특정한 본문의 역사적-문화적 요소들을 연구하는 방식이다. 본문을 기록할 당시 해당 본문의 내용을 언급하게 된 저자의 상황, 또한 본문의 수신자가 처해 있는 상황, 본문에 언급되어 있거나 연관된 사람들의 상황과 상호 관계, 본문이 언급하고 있는 이슈에 대한 문화적 혹은 역사적 상황들에게 대한 연구들을 말한다.

단어의 의미

단어의 성격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중요한 이슈들이 있다.

첫째로 단어는 임의적인 표지이다. 이 말은 곧 단어가 의미를 가지는 최소 단위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의미라는 것은 최소한 2인 이상의 쌍방이 공유하고 있는 의미여야 한다. 해석자는 문맥 속에서 본래 단어가 가지고 있었던 이 의미를 찾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로 단어는 의미영역을 갖는다. 이 말은 곧 단어가 일반적으로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뜻이다. 단어가 가진 의미는 그 의미 영역 가운데 문맥 내에서 한정된 의미를 갖게 된다.

셋째로 단어의 의미는 중첩된다. 이 말은 단어가 특정한 의미론적 분야나 영역의 일부를 형성한다는 뜻이 된다. 한 단어가 어떤 의미론적 영역에서 갖는 의미는 다른 의미론적 영역에서 갖는 의미와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그 단어가 쓰여지고 있는 맥락이 어떤 의미론적 영역에 속해 있는가를 먼저 확인해야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넷째로 단어의 의미들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화한다. 이 말은 단어가 고정된 형태로 늘 머물러 있지는 않다는 뜻이다. 성경 안에서도 수 세기가 흐르면서 먼저 가졌던 의미가 다른 의미로 변화되는 단어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해석자는 이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섯째로 단어는 내포적 의미와 외연적 의미를 갖는다. 이 말은 한 단어가 지시하는 어떤 대상은 동일하다 하더라도 그 대상에 대한 느낌이나 의의는 각각 다른 의미로 쓰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외연적 의미는 같지만 내포적 의미는 다른 경우라고 말할 수 있다.

단어 연구를 위한 단계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로, 자세한 분석을 필요로 하는 단어들을 선택한다. 좋은 번역본을 가지고 있다면 모든 단어를 다 연구할 필요는 없으며 가능하지도 않다. 모국어로 이해가 어려운 단어라든지 특별히 신학적인 중요성을 갖는 단어, 본문 이해에 핵심이 되는 단어 등이 단어 연구의 대상이 될 것이다.

둘째로 단어에 대한 의미의 범주를 결정한다. 분석할 단어를 결정했으면 그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서 의미를 파악하는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의 목적은 저자가 기록할 당시의 단어의 의미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셋째로 문맥에 가장 잘 맞는 의미를 선택한다. 단어가 가진 의미 범주가 정해졌으면 그 의미 범주 내에서 단어가 가지는 정확한 의미를 결정하는 단계이다. 어떤 단어든지 단어가 가진 의미는 그 단어가 쓰여지고 있는 문맥 내에서 결정되는 것이다.

문법적 구조적 관계들

어떤 진술이든지 그 의미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적, 문법적인 관계 즉 단어와 구, 절과 문장, 단락과의 의미 연관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문법적인 관계들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문법적 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헬라어나 히브리어 원어 성경을 이해하고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있거나 최소한 원어의 문법적 관계를 손실하지 않고 반영한 훌륭한 번역본들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이다.

본문의 구조적 관계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단계들을 거치도록 한다.

첫째로 해석자는 단락을 자연스럽게 구분하여야 한다. 여기서 따라야 할 지침은 해당 본문의 문학적인 양식이 어디에 속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먼저 문학적인 장르가 어디에 속하느냐를 먼저 확인하고 그에 적절한 지침에 따라 단락을 구분하면 된다.

둘째로 해석자는 본문 내에 있는 사고의 흐름을 추적해야 한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단락 내에서 절과 구를 구분하고 주절과 종속절을 밝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주절에 핵심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수식하거나 부연하고 있는 구나 절은 종속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판단함이 마땅하다. 이런 기준에 의거하여 단락 내의 문장과 문장 내 구성 성분들을 서열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렇게 분할된 구성 요소들 간의 논리적 연결 관계를 이유, 시간, 양보, 결과, 조건 등과 같은 흐름에 따라 이해하고 규정해야 한다.

셋째로 동사가 미치는 영향과 효과에 대해 연구해야 한다. 한국어와 달리 헬라어나 히브리어에서는 동사가 문장 내에서 매우 지배적이고 주도적인 의미 흐름을 만들어 낸다. 수동태인가 능동태인가? 시제는 어떠한가? 명령법을 사용했는가 등등 동사가 가진 법, 시상, 시간, 종류, 태 등을 주의 깊게 분석해 보아야 한다.

넷째로 연결사는 중요한 문법적 요소이므로 이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연결사란 접속사와 관계 대명사를 말한다. 연결사는 문장의 흐름과 논리적인 관계를 연결해 주는 중요한 요소이며 시간, 위치, 방향, 논리, 목적, 결과, 이유, 조건, 양보, 비교, 강조 등의 의미 관계를 밝혀 줄 수 있다.

다섯째로 형용사와 부사를 살펴 보아야 한다. 형용사와 부사는 명사와 동사의 범위를 한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섯째로 대명사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대명사에는 단수 복수의 수의 구별, 남성, 여성, 중성 등 성의 구별 등이 반영되어 있다.(한국어가 아닌 원어에 해당하는 말임) 해석자는 이와 같은 대명사의 성이나 수를 주의 깊게 살펴 보면 본문에서 저자가 의도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여부를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문 해독이 어렵다면 관련된 주석의 도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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